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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심사' 집중하는 은행권…기업·가계 대출 자동화

입력 2019-03-0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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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심사' 집중하는 은행권…기업·가계 대출 자동화
시중은행들이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시스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데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자동화 시스템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RPA 시스템을 잇달아 들여놓고 있다. 단순·반복 업무를 보조하는 기존 역할에서 나아가 대출 심사 등 전 영역에서 로봇을 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등 기술을 RPA에 결합해 여신 심사 과정의 전문성도 높여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까지는 로봇이 주요 재무제표를 필터링 해 은행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이 크다.

'로봇 심사' 집중하는 은행권…기업·가계 대출 자동화
KB국민은행은 ‘머신러닝 기반 기업여신 자동심사’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17개 부서·40여 개 업무에 RPA 시스템을 적용하고,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 관점에서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첫 단계로 국민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올 상반기까지 자동심사승인 테스트 모형에 대한 개념·기술검증(POC)을 실시하기로 했다. 테스트 모형 개발은 비외감 중소 법인과 소호(SOHO)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객관화한 재무나 비재무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4월부터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ONE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바 있다. 올해는 17억2000만원을 투입해 ‘RPA 전행 확산 프로젝트2' 진행 계획을 내놨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업여신 등 10개 부서의 15개 과제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개인·기업여신 심사 서류 및 신용평가 심사 서류 이미지 첨부와 SPC(특수목적법인) 재무제표 작성 송부, 이차보전대출 제외 등록 업무, 당발송금 SSI 거래 추출 및 검증 등 작업을 RPA에 맡긴다는 생각이다.

올해 초 위성호 신한은행 행장이 “챗봇·RPA 같은 디지털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신한은행은 2020년까지 RPA 적용 업무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인공지능을 접목한 RPA 도입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혁신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기업대출 심사 자동화’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은행권에서는 가장 빠른 2017년 9월,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1차적으로 다양한 재무제표를 심사한 뒤 여신심사역이 추가로 심사하는 구조다. 하나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취급 건수 중 30%가 시스템 심사 이후 곧바로 승인이 이뤄질 정도여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서울 서대문 본부 내에 디지털 워크포스 운영을 총괄하는 ‘RPA 컨트롤룸’을 구축하고,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등 주요 업무에 RPA를 도입한 상태다. 나아가 올해는 재무·내부 통제·외환 등 본점 업무에도 RPA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RPA 솔루션 기반 프로세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안에 10개 과제에 RPA를 도입하고 RPA를 관리할 관리 포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에 돌입한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심사를 자동화하면 리스크 관리 정교화와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진다”며 “은행의 영업력 신장과 건전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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