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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무리수는 무리수를 낳고…'

입력 2019-02-19 21:50 수정 2019-02-1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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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세상의 모든 수를 간단한 '유리수'로만 설명할 수 있다고 정의했습니다.

좀 어렵긴 합니다.

이는 피타고라스 학파를 지탱하는 확고한 철학이었습니다.

한편, 그의 제자인 히파소스는 세상엔 유리수로 설명할 수 없는 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무리수'라는 새로운 개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네요.

아무튼, 유리수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피타고라스 학파는 그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무리수를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히파소스는 그들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게 되지요.

낡고 그릇된 신념을 고수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그들만의 '무리수'…

조금은 말장난 같지만, 그것은 무리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무리수를 두었던 서글픈 일화였습니다.

수학의 세상이 아니더라도 무리수가 무리수를 낳는 황당한 변칙공식은 지금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나는 피타고라스 정리 같은 수학 정리를 만든 사람이다"
- 지만원

바로 그 피타고라스를 들먹인 사람은 자신이 수학적 논리정연함과 최첨단 식별방식을 이용해서 광주의 북한군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죠.

물론 '피타고라스'의 이름을 언급하기 송구할 정도로 주장은 조악해서 세상을 피로하게 했습니다.

그가 무리수를 두어가며 주장하는 억측의 뿌리에는 그 어떠한 거대한 적대감이 존재하는 것일까…

"저딴 게 무슨 대통령"
"짐승만도 못한 종북주사파 정권"
"탄핵시키지 못하면…김정은의 노예가 될 것"
- 김준교 /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

극언은 극언을 낳고 무리수는 무리수를 낳아서 공교롭게도 역시 수학 강사 출신이라는 한 젊은이는 제1야당 전당대회의 한복판에서 끊임없는 적대의 언어들을 쏟아내고 있으니…

보편적인 이치에 맞지 않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생각 또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무리수(無理手)
정도에 지나치게 벗어나는 방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위대한 수학자 피타고라스마저도 발견하지 못했고 혹은 알았더라도 끝까지 감추고 싶었던…

존재하지만 간결한 정수의 비율로는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 (無理數)
실수이면서 분수의 형식으로 나타낼 수 없는 수

이 두 가지의 무리수가 닮았다고 말하고 있는 저는 한때 수포자였던 주제에 감히 그렇게 단정 짓는 무리수를 범하고 있는 것인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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