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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사재기 미궁 속 또 등장한 '마케팅 가수' 우디

입력 2019-02-13 08:02 수정 2019-02-1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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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사재기 미궁 속 또 등장한 '마케팅 가수' 우디

지난해 닐로·숀에 이어 올해도 '마케팅 가수'가 나타났다. 가수 우디가 국내 최대 이용자수를 보유한 음원사이트 멜론차트에서 14일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재기 조사는 미궁인데 같은 방식으로 1위를 차지하는 가수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페이스북만 하면 1위?
우디의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은 엠씨더맥스, 이소라(피처링 방탄소년단 슈가), 세븐틴, 엑소 등을 제치고 빠른 속도로 차트 정상에 올랐다. 80위대에서 30위대로 뛰어 오르더니 일주일도 채 안 되어 1위를 찍었다. 미미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새벽마다 음원 추이가 오르는 상황은 지난해 사재기 의혹에 휩싸인 닐로·숀과 같은 양상이다. 소속사의 입장도 비슷하다. "페이스북 등 SNS 마케팅을 통해 차트에 입성했다"는 설명이다. 여러 페이지 중 소속사 측이 밝힌 곳은 '시간이 훅 가는 페이지'다. 이밖에도 중점적으로 바이럴을 하는 음악 관련 페이지가 있으며 여러 SNS 루트로 마케팅이 이뤄졌다. 가요 관계자는 "우디의 소속사가 현 시점에서 논란이 생긴 다른 회사보다 방송사와의 커넥션이나 페이스북 및 모바일 광고·마케팅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벤·하은·우디, 한 소속사서 세 번째 의혹
우디 소속사 인디안레이블은 바이브·벤·포맨·임세준·김동준이 속한 메이저9의 산하 레이블이다. 인디안레이블에는 우디외에도 하은(라코스테남)·프란시스·요셉 등이 계약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제히 차트에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12일 오후 2시 차트에서도 우디의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 1위·하은(라코스테남)의 '신용재' 7위·벤의 '180도' 9위·벤의 '열애중' 37위 등 50위권에만 4명이 올랐다. 소속가수 절반이 차트에 있어 대형 기획사를 능가하는 활약이다.
지난해 메이저9측은 벤 등의 사재기 의혹이 계속되자 "온라인상 벤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 댓글과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 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취하고자 한다.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자료를 취합 중이며, 선처 없이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냈다.

정황 있지만 실체 없는 사재기?
사재기에 대한 제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신생 차트 회사 대표는 "대표실을 중심으로 별도의 TF(전담팀)를 구성하여 음원 사재기와 관련한 정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5명(팀)이 넘는 아티스트에 대한 음원 사재기 정황을 확인했다. 다만 정부 수사 기관에서의 조사가 아닌 개별 조사인 만큼 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내부 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각 정부 부처와 수사기관, 음원 사이트 등에 해당 내용과 데이터베이스를 전달하고 확인을 받은 이후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다"는 자료를 지난 11일 냈다. 어떤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사재기 등 불법적인 시도가 계속되고 있음을 단언했다. 로꼬는 군입대 전 낸 노래 '오랜만이야'에서 실제 사재기 제안을 받은 친구의 일화를 가사로 적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돈으론 뭐든 사재끼지 조작이 가능해, 내 친구도 제안받은 적 있고 그걸 작업이라 부른대", "난 궁금해 그들도 나처럼 무대 위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사람들이 노랠 따라 부를 때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은 기분인지"라며 직접적으로 사재기 가수들을 비난했다.

사재기 의혹들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진정서를 낸 닐로·숀의 사재기 조사를 종료했다. 문체부 담당자는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닐로와 숀 소속사에 분석 결과를 통보했다. 대중에 공식발표할 자료는 없다. 설 연휴 전인 1월 말에 민원을 제기한 소속사에 전달한 것으로 일단락하기로 했다. 사재기는 의혹에 불과한 상황이라 조사가 쉽지 않았다. 어렵게 자료를 받아 분석한 내용임에도 사재기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더라. 현재 우디 등 가수들도 의혹을 받고 있으나, 정부가 나서서 사재기 여부를 판가름 하겠다고 나설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논란 이후 느낀 점이 많아, 사재기 의혹 음원에 관한 대응 매뉴얼을 만들려고 한다. 의혹이 일어나고 뒤에 조사하는 방식이 효과가 없다고 본다. 시스템적으로 접근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 법적으로 조사권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 부는 법적으로 자료제출요구권만 있어서 그들이 제출한 자료에 국한해 조사해야 했다. 전문가를 대동하면 자료를 직접 살펴볼 수 있게끔 법안을 수정한다면 대중이 궁금해하고 가려워하는 의혹들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수사기관과의 협조 창구도 열어뒀다. "사재기 조사를 통해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수사기관에 의뢰를 할 생각이다. 이번 닐로와 숀에 통보한 조사 결과에서도 '일반적인 양태라고 보기 어려운 접근이 더러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그렇다고 사재기다, 아니다 단언한 것은 아니었다. 이런 내용들을 수사기관과 공유할 생각이 있다"면서 "우리는 차트에 집중한 조사를 벌였다. 이들이 마케팅을 했다는 페이스북 등 SNS에 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 우리 관할이 아닌 부분이라 이번 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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