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외국인도 '갸우뚱'…어디까지 '한복'일까?

입력 2019-02-06 20:57 수정 2019-02-07 14: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요즘은 명절이 아니더라도 도심 곳곳에서 한복 입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죠. 그런데 대부분 전통한복과는 다른 변형된 한복입니다. 한류를 타고 어느 때보다 한복이 인기를 끌면서 지나치게 변형된 것은 되레 전통을 해친다는 의견과 함께 이렇게라도 입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팽팽한데요. 우리의 한복, 옛 모습 그대로 고수해야 할까요, 아니면 시대와 함께 바뀌어야 할까요.

밀착카메라 임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설 연휴 첫날 경복궁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이렇게 한복을 입으면 서울 시내 4대 고궁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도 있어서 더욱 인기입니다.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은 필수 관광 코스가 됐습니다.

[송수빈/대학생 : 일본 대학 다니고 있는데 친구들이 치마저고리 입어보고 싶다 해서.]

아이와 학생들에게는 낯선 한복과 가까워지는 기회입니다.

[이서윤/고등학생 : (한복 전에 입어본 적 있어요?) 한 번도 안 입어봤어요. 처음이에요.]

그런데 대부분 화려한 빛깔과 이국적인 문양을 강조하는 개량 한복들입니다.

근처 대여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한복을 입어봤습니다.

곳곳에 금은박과 레이스가 수놓고 있고요.

허리춤에 리본을 매도록 돼있습니다.

서양의 드레스처럼 부풀리기 위한 속치마와 걸을 때 모양을 잡아주는 링도 들어있습니다.

모두 전통 한복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박철봉/한복 대여업체 대표 : 한국 분들도 많이 오는데 개량으로 많이 입거든요. 한국 전통이 차츰차츰 변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김명자/경기 고양시 일산 : 이게 페티코트도 아니고 한복도 아니고. 난 지금 들어오면서 어머 웬일이야 웬일이야. 차라리 그냥 안 하는 게 나을 거 같아.]

지난해 종로구청은 고궁 무료 입장이나 식당 할인 혜택을 전통 한복을 입은 사람들에게만 주자고 문화재청에 건의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도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금종숙/한국전통대학 교수 : 과도하게 변형된 한복을 착용하게 된다면 우리의 한복과 입는 방법 또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한복을 팔거나 빌려주는 업체들은 반발합니다.

[한복 대여업체 관계자 : 하루에 몇 천 벌이 왔다갔다해서 소재 자체가 전통이 될 수가 없어요. 그렇게 대여를 하려면 저희가 한 벌에 한 20만~30만원씩 (받아야 해요).]

전통 의복도 시대에 맞게 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윤영선/한복 판매업체 대표 : 이게 지금 섶이죠. 고름이에요. 깃, 동정 다 있어요. 소매, 배래 다 있어요. 그런데 전통이 아니라고. 문화의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라고 봐야 되죠.]

외국인들의 반응도 엇갈립니다.

[베니, 메이링/호주 : 우린 상관 없어요. 우리가 원하는 건 사진이라서요. 우리가 개량한복을 입는 게 한국인들에게 모욕적인가요?]

[스베드아나/우크라이나 : 전통한복 입고 싶은데 어디 있는지 몰라서 못 입었어요.]

논란을 떠나 최근 한복은 그 자체로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는 상황.

헐리우드 시상식부터 한류 스타들의 무대에까지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입니다.

[사이풀 디다얏/인도네시아 : 우리는 이게 전통 방식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전통 한복이라고 생각하고 모두가 즐거우면 됐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도 한복을 알리고자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맞춤 한복을 입고 파티를 하는 모임부터 직접 만든 생활 한복을 뽐내는 유튜버들도 넘쳐납니다.

[권미루/한복여행가 단장 : 매 시대마다 어떤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이 접목될 때마다 굉장히 큰 진통을 겪었어요. 그때마다 한복이 새로운 스타일로 변화하고 발전하고 탄생했어요.]

옛 것 그대로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과 시대에 맞춰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 모두 우리 문화를 아끼고 지켜나가기 위한 방법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어느 한 편에 서서 각을 세울 일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관련기사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