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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국민연금의 정관변경 요구 방침에 "경영활동 위축 우려"

입력 2019-02-01 15:46 수정 2019-02-01 16:28

겉으로는 우려 표명했지만, 내부적으론 '제한적 주주권 행사' 결정에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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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우려 표명했지만, 내부적으론 '제한적 주주권 행사' 결정에 '안도'

한진, 국민연금의 정관변경 요구 방침에 "경영활동 위축 우려"

한진그룹은 1일 국민연금이 한진칼의 정관변경을 추진하기로 하자 "한진칼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오전 4시간 넘는 회의 끝에 한진칼에 대해서는 제한적 범위에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고,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진칼에 대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해임이나 사외이사선임·추천 등 강력한 카드는 꺼내지 않았지만, 주주제안을 통해 정관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운용위가 추진하는 정관변경은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으로 다분히 현재 혐로 재판을 받는 조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한진그룹은 기금운용위 결정에 경영활동 위축을 우려하며 "정관변경 요구할 경우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은 이날 공식적으로는 짤막한 우려 성명을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최소한으로 하기로 한 국민연금 방침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아예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숨 돌렸다"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다.

한진은 이날 기금운용위 회의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한 채 오전을 보냈다.

회의 결과에 따라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가 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7.34%를 확보한 3대 주주이며, 대한항공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다.

이날 기금운용위 회의 직전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과 소극적인 주주권 행사 결정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맞섰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한다면 이사해임, 사외이사선임, 정관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 방식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를 경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한진으로선 치명적인 악재가 된다.

특히 3월 예정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조양호 대표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 국민연금이 반대의결권을 행사한다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컸다.

한진은 지난 1주일 새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를 놓고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지난달 23일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전문그룹인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위원 다수가 적극적 형태의 경영 참여형 주주권행사에 반대의견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단 안도했다.

그러나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발언으로 한진은 다시 가슴을 졸여야 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 위법, 탈법에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지난달 29일 수탁자책임위가 2차 회의에서도 1차 회의 때와 같이 경영 참여 주주권행사에 반대의견을 유지하고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대한 반대의결권 행사도 판단을 유보하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자 '안심 모드'로 돌아갔다.

그룹의 전사적인 역량을 모아 이번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한진은 이날 국민연금 결정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주주권 행사 방침을 밝힌 사모펀드 KCGI 움직임과 소액주주들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3월 주총에 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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