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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F-15K 추락…조종사 과실이 전부가 아니었다

입력 2019-01-28 20:19 수정 2019-01-28 22:59

사고 발생 한달 여 만에 '조종사 과실' 결론
대구 기지 인근…사드 배치로 생긴 '비행금지구역'
군 "과실 판단 변함없다"…지휘라인은 문책위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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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한달 여 만에 '조종사 과실' 결론
대구 기지 인근…사드 배치로 생긴 '비행금지구역'
군 "과실 판단 변함없다"…지휘라인은 문책위 회부

[앵커]

지난해 4월, F-15K 전투기가 대구 기지에 착륙하는 도중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습니다. 공군은 사고 발생 한달 여 만에 '조종사가 안전고도를 놓쳤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사고 책임이 조종사에게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JTBC가 사고조사결과 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해본 결과 조종사 과실로만 볼 수 없는 지난해 공군이 밝히지 않은, 다른 내용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대구 기지 인근에 사드가 배치되면서 '비행금지구역'이 추가로 생겼고 이로 인해 하늘길이 좁아진 것이 또 다른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군은 지난해 왜 '조종사 과실'에만 무게를 두고 발표를 했는가. 사고 발생 9개월여 만에 드러난 새로운 사실을 보도해드리겠습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기자]

2017년 4월까지 대구기지 서쪽에서 들어오는 전투기들은 넓은 하늘길을 썼습니다.

그런데 성주에 사드가 기습 배치되면서 5월부터 한가운데 비행금지구역이 생겼습니다.

조종사들은 착륙할 때 사드기지 바깥쪽 또는 안쪽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하늘길이 좁아진 것입니다.

지난해 4월, F-15K 전투기 편대는 사드기지 안쪽으로 착륙을 시도했습니다.

구름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계기판에 의존했습니다.

그러다 한 대가 칠곡 유학산에 추락했습니다.

당시 전투기가 추락했던 곳입니다.

공군은 여기서 전투기의 잔해를 수거해 한 달 동안 조사했습니다.

조종사가 앞 전투기와 안전거리 확보에 집중하다 안전고도를 놓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사고의 책임이 조종사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JTBC가 국회 국방위 김병기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사고조사결과 보고서에는 다른 내용도 적혀 있습니다.

고고도 접근 시 관제유도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

사고 때와 같은 조건, 즉 시야가 좋지 않은 상태로 3㎞ 이상 고도에서 착륙할 때 사드 기지 안쪽 경로는 쓰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관제유도 절차와 착륙 경로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공군은 착륙 선회가 활주로 27㎞ 안쪽에서 이뤄지는데, 사드 기지는 36㎞ 떨어져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영향은 없지만,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금지시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고 전에, 더 정밀하게 안전성을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병기/의원 (국회 국방위원) : 지난 정부가 사드를 기습적으로 배치함에 따라 비행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비행 안전성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에 사드를 배치했다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조종사들이 이유없이 실수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민감한 장비를 다루기 때문에, 작은 변화라도 있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동료 조종사는 공군의 발표가 아쉬웠다고 말했습니다.

[현직 공군 조종사 : 조종사를 무조건 감싸겠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전부 조종사 책임인 것처럼 간단하게 발표하고 끝내기보다는, 이렇게 바뀐 부분도 있었고, 절차상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발견됐다, 이렇게 전체를 설명했다면 더 정확하지 않았을까…]

(영상디자인 : 이지원·오은솔·정수임)

[앵커]

그럼에도 공군은 저희 취재진에 "조종사 과실로 인한 사고라는 판단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비행안전관리에 대한 지침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임무편대장과 비행감독관 등 지휘 라인을 문책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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