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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원룸] 뽑아 쓰다 버리는 '티슈 인턴'이 합법?

입력 2019-01-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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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불법을 고르시오. 
① '채용 전환형 인턴'을 3개월 기간제로 10명 뽑았는데 정규직으로 1명도 뽑지 않았다.
② 채용 과정에서 실무 테스트 명목으로 영업을 시킨 뒤 전원 불합격 처리했다. 
③ 수습사원에게 업무지시를 내렸는데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 해고했다. 
④ "잘 하면 정규직 시켜줄게" 시용사원으로 계약했는데 일을 못해서 해고했다.


채용 전환! 안 해도 합법?
취업난이 심하다보니 많은 취업준비생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용 전환형 인턴'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단순히 채용공고에 "정규직 전환 가능" "무기 계약직 전환 가능"이라고 적혀있다고 진짜 그렇게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채용 전환 인턴으로 기간제 근로자를 10명 뽑아놓고 단 1명도 채용하지 않아도 일반적으로는 합법입니다.

실제로 채용 전환을 약속 받고 공공기관에 3개월 근무했지만 해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채용 공고에 "업무 평가 후 무기 계약직 전환할 수 있다"고 적혀있었고 상사로부터 구두로 채용 약속도 받았습니다. 심지어 계약이 끝나 가는데 다음 달 진행할 프로젝트의 업무 분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죠. 충분히 무기 계약직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근로계약서 혹은 취업규칙에 '시용'이라는 글씨를 박아야 합니다. 시용노동자에게는 법적으로 얼마 간 근무한 뒤 평가를 받아 채용 전환될 권리가 있습니다. 이 때 별다른 근거 없이 단순히 일을 못한다는 지적만으로 사용자는 채용을 거부할 수 없죠. 누군가 "너 일 잘하면 채용 전환해줄게"라고 말하면 "시용 계약인가요?" 꼭 물어보세요. 개별 근로계약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간제 인턴은 채용 전환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하소연하기 힘듭니다. 


테스트라면서 일해라? 불법!
2015년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채용 과정에서 실무 테스트랍시고 11명의 수습사원에게 2주 간 영업을 시킨 뒤 전원 불합격 처리를 해 논란이 됐습니다. 여론에 밀려 전원 정규직 채용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위메프의 행위가 '부당 해고'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왜냐면 위메프가 실무 테스트 중인 지원자를 일용직으로 취급하는 '일급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는 일용직을 2주 쓰고 계약을 더 연장하지 않은 형태였죠. 

하지만 별다른 계약서를 쓰지 않고 채용 과정에서 실무 테스트 명목으로 일을 시키면 불법입니다. 심지어 이런 일을 당한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노동인권을 위한 노무사 모임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재민 노무사는 "(실무 테스트 용도로) 노동자를 시용(시험사용)으로 쓰면서 시용 계약을 맺지 않으면 그땐 노동자를 정규직 채용된 걸로 본다는 판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습·시용 일 못해서 해고? 불법!
일을 시켜본 뒤 평가해서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한 '시용사원'과 정식 직원이 된 뒤 교육을 받는 신분인 '수습사원'은 단순히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해고할 수 없습니다. 시용사원을 해고하려면 업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기준이 명확히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근무평정표 상 성적이 낮다고 해고할 수 없는 거죠. 만약 JTBC에 시용기자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히 방송 중에 말을 더듬는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순 없습니다. 생방송 중에 의도적으로 욕설을 뱉거나 비속어를 쓰는 등 현저히 직무에 부적합해야 해고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수습사원의 해고는 더 어렵습니다. 수습사원은 이미 정식 직원이 된 상황이라 해고하려면 거의 정규직에 맞먹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물론 각자의 계약서에 따라 실제 소송에서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용 전환형 인턴을 티슈처럼 뽑아 쓰고 버려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유튜브 아이디 'Marion Shin'님이 "취업공고에 거짓말 하는 거 처벌했으면 좋겠어요. 노동 계약이 장난도 아니고 공고를 냈으면 책임을 져야지"라고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유튜브 아이디 '원동'님은 "해외 선진국의 인턴 제도를 참고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기획·제작 : 고승혁, 김민영, 김지원
편집: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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