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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추억' 설악동의 몰락…숙박업소 등 흉물 방치

입력 2019-01-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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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는 단골 장소였습니다. 강원도 속초 설악동 얘기인데요. 관광객들이 줄면서 더이상 영업을 하지 않는 숙박업소들이 많아지고 있고 빈 건물들로 유령마을이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된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정원석 기자가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설악산 국립공원의 유일한 케이블카입니다.

해발 700m까지 단번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평일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에도 차들이 꽤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3km 가량 떨어진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비선대와 비룡폭포를 끼고 있는 관광지입니다.

대형 숙박업소들이 있어 한 때 수학여행 필수코스로도 불렸습니다.

[식당 주인 : 여기에서 장사해서 (속초) 시내 먹여 살린다 그랬지. 옛날에는…]

지금이 점심시간이기 때문에 예전 같았으면 손님들로 북적였을 이곳 설악동 식당가가 지금은 사람 한 명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불을 켜고 영업중인 식당도 안을 들여다보게 되면 손님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방문객 :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못한 거 같아요. 좀 썰렁하고 사람도 많이 없네.]

그나마 식당들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이곳은 설악동을 대표하는 숙박지구입니다.

하지만 골목골목마다 영업을 중단한 업소들이 눈에 띄는데요.

이 건물 같은 경우에는 지붕이 모두 무너져 내렸고 건물 안쪽도 말라 비틀어진 덩쿨 식물 같은 것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건물같은 경우에도 앞쪽에 죽은 잡초만 무성한 것이 버려진 뒤에 상당기간이 흘렀을 것이라는 짐작이 됩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까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다소 을씨년스러운 기분마저 들 것 같습니다.

[이정빈·류준현/중학생 : 어제저녁에 산책하면서 뛸 때 다 문 닫아 있으니까 좀 무서웠어요. 깜깜하기도 하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문을 닫는 업소들이 늘면서, 관광객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주민 : 저희가 소개해주면 어떨 땐 또 욕먹을 때가 있어요. 숙소 왜 그런 데로 해줬느냐, 귀신이 나올 거 같다고…]

그나마 찾아왔던 단체 수학여행 학생들도 세월호 침몰 이후 발길이 끊겼습니다.

[지역 주민 : 여기가 좀 다 망한 것 같아. 수학여행팀을 받아서 살던 데인데, 이제 수학여행팀이 안 오니까 설악산에…]

2017년 양양고속도로에 이어, 지난해 경강선 KTX까지 개통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습니다.

당일치기 관광객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숙박업소 : (교통 여건 좋아지면) 좀 더 나을 줄 알았는데… 휴업계 내려고 그러는 거야 아예. 여기 설악동은 이미 틀린 거예요.]

일부 상인들은 오락가락하는 행정을 지적합니다.

상권이 악화되자 속초시는 2016년 설악동 숙박 단지에 40억 원을 투입해 온천휴양마을 조성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운영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근 재개발사업도 정부로부터 예산을 반영 받지 못해 3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식당 주인 : 상권이 죽어버리고 그제야 조금 (규제를) 풀어주니까 소용이 없지. 다 빚더미에 올라앉아서 간 사람에, 그냥 버리고 간 사람에…]

설악동은 빠르게 변하는 관광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해 도태되고 말았습니다.

교통여건들이 나아지면서 뒤늦게 지자체가 개발 제한을 풀었지만 민간투자에만 기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뚝 끊긴 관광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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