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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형교회, 차명계좌 400여 개 운용 정황…경찰 수사

입력 2019-01-09 20:59 수정 2019-01-10 00:14

탐사플러스 '교회 차명계좌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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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교회 차명계좌 보도'

[앵커]

한국의 일부 대형교회들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주로 세습문제가 대두되고는 했지요. 누군가는 그래서 일부 대형교회들을 대기업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일부 재벌 총수들에서 보았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형교회가 여기 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교회에서 400개에 달하는 차명계좌를 운용한 정황이 포착돼서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교회' 이름의 계좌 목록입니다.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거래가 오간 계좌만 모두 410개에 달합니다.

정기예금부터 펀드, 표지어음 등 계좌 종류도 다양합니다.

해당 계좌들은 교회 건물 건축 비용의 출처를 의심하던 일부 신도들이 지난해 초 발견했습니다.

애초 교회 측은 재정을 담당하던 오모 장로에게 60억 원을 빌려 건물을 지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자금을 보낸 계좌를 확인해 보니 오 장로 명의가 아닌, 또 다른 '서울교회' 명의의 통장이었던 것입니다.

[신도 A씨 : 오OO 장로라는 분이 교회에 60억을 빌려주게 돼요. (그런데) 돈을 빌려줬다고 하는데 차입한 근거가 없어요.]

같은 교회 명의로 수억 원씩 수상한 자전거래가 이뤄진 계좌만 400개가 넘은 것입니다.
 
[신도 B씨 : 찾고 찾고 하다가 처음에는 410개 꿈에도 생각 안 했어요. '뭐 10개 있겠지' 이 정도 생각했죠.]

해당 계좌를 운용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은 교회 재정을 담당해 온 오 장로.

실제 교회 명의 계좌의 돈이 오 장로 아들의 빌라 매입에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2012년 9월 19일 10시 23분, 서울교회 통장에서 5억 2000만 원이 인출됩니다.

이 중 5억 원이 3분 뒤 오 장로 둘째 아들 계좌로 들어간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바로 다음날, 경매로 나온 대치동의 한 빌라를 매입했습니다.

오 장로가 교회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진 파이프 오르간.
 
그런데 기증 당시, 오르간 가격 중 10억원이 교회 통장에서 빠져 나갑니다.

[신도 A씨 : 감사합니다, 파이프 오르간을 헌금해 주셔가지고. 우리는 절을 했단 말이에요. 근데 하나은행 서울교회 계좌에서 10억이 자기앞수표로 출금돼요.]

교회 측이 밝힌 공식 계좌는 10여 개입니다.

오 장로 측은 나머지 400개 중 일부가 자신의 차명 계좌라면서도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신도 C씨 : 교회 돈이 아니라 개인 돈이라고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 거죠. 자기가 관리하기 위해서 그 명의를, 이건 교회 재산이다.]

현행법상, 종교단체 명의의 계좌는 세무조사를 피하고, 과세 대상에서도 일부 제외됩니다.

신도 일부는 지난해 7월 오 장로를 횡령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에 수사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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