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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 사진이 창고에…쓰레기로 나뒹구는 '개인정보'

입력 2019-01-08 08:52 수정 2019-01-0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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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8일) 밀착카메라는 쓰레기가 돼 방치돼 있는 내 개인정보를 담아봤습니다. 환자 이름이 적혀있는 엑스레이 사진, 또 회사에 냈던 이력서 등이 그대로 버려져 있는 곳들, 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주 저희에게 제보 한 통이 들어왔습니다.

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이 환자 이름과 함께 무단으로 방치돼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그 현장이라고 합니다.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한 폐기물 업체가 창고로 쓰던 컨테이너입니다.

[제보자 : 물건을 안 찾아가서 제가 열어봤더니 필름지가 폐기돼 있더라고요.]

봉투 더미에서 나오는 것은 다름아닌 엑스레이 필름. 

전신사진에 환자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동봉 서류에는 나이와 성별, 판독 소견도 담겼습니다. 

모두 개인 의료정보입니다. 

봉투를 보면요. 이쪽에 대구, 부산, 울산, 그리고 전북 김제 이렇게 전국 곳곳에서 온 것들입니다.

찍은 날짜를 보니까 2015년 것도 있는데요.

원래 의료법상 방사선 사진은 5년 이상 보존해야 합니다.

해당 폐기물을 관리하는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엑스레이 필름 수거 전문이라 홍보하고 있지만 등록된 사무실 주소는 일반 주택입니다.
 
직원도 대표 1명입니다.  

[폐기물 업체 : 저도 이제 바빠가지고 못 갔고, 치워야 하는데 안 치워가지고…]

촬영 5년이 되지 않은 필름은 스캔 작업을 위해 가져온 것이고, 남은 필름은 나중에 폐기할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폐기물 업체 : (한 5년, 10년 가지고 계셔도 되는 거예요?) 네. 아무 상관없습니다. 폐기할 때 폐기했다고, 적정 장소에 그렇게 했다고만 하면 돼요.]

실제 엑스레이 필름은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폐기 절차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A병원 : 업자들이 처리를 해주면 우리가 신경을 끄고 있으니까. 단디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환자 정보가, 이름하고 나이가 들어있으니까…]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겼지만, 병원의 관리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B병원 : 아직 안 버려지고 다른 데 방치돼 있다고 해서 저희도 난감한 상황이에요.]

일부 병원들은 무허가 업체에게 처리를 맡기기도 합니다.

[폐기물 업체 : 저희들이 돈을 조금 주고 가지고 오죠, 병원에다가. (필름에서) 은이 조금 나오니까. 밥값이나 회식비 정도 줄 때도 있고…]

엑스레이 필름뿐만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한 건물 지하의 분리수거장입니다.

수원에 있는 광교 테크노밸리인데요.

제가 들고 있는 것이 누군가의 이력서, 그리고 주민등록등본입니다.

불과 몇 달 전 이곳에 버려져 있던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이렇게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는 파쇄를 해서 따로 버려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입니다.
 
[A씨/제보자 : 벌써 제가 목격한 것만 해도 세 번 이상이 되고 성인 허벅지 높이에서 폭은 한 1m 정도…]

통장 사본과 전문 자격증까지, 인사 기록이 통째로 버려졌지만 해당 업체 측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업체 : 파쇄업체 통해서 그쪽에서 다 파쇄해서 버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경우 일정 기한을 정해놓고, 보존 연한이 지난 서류를 파쇄합니다.

[박상길/충남 당진시 농업기술센터 주무관 : 업체 통해서 아무도 못 알아보게 파쇄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민간에서도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담당자가 형사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조재웅/파쇄업체 대표 : 처벌을 받는 것보다 더 큰 건 (개인정보 문서가) 소속된 기관이나 업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거죠.]

정보화시대, 문서가 대부분 디지털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함부로 버려지는 개인정보 문서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엑스레이 한 번 안 찍어본 사람, 또 이력서 한 번 안 내본 사람은 없겠죠.

소중한 개인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살피는 것, 우리 모두의 문제일 것입니다.

(인턴기자 : 우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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