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현직 방통위 공무원이 낸 미디어 분야 판례집 출판

입력 2019-01-07 13:5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현직 방통위 공무원이 낸 미디어 분야 판례집 출판

우리나라에서 판례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즉, 상급심에서 판결이 뒤집힐지언정 하급심에서 판례와 다른 판결이나 결정을 내려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고 법원인 대법원·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결정은 현직 판사들의 교과서 역할을 할 만큼 그 자체로 권위와 지위를 지녀, 이후 비슷한 재판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첨예한 대립 끝에 판례로 남은 결정·판결에는 묵직한 사회적 함의가 담겨 있다.

바로, 그런 판례가 담긴 미디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서적 한 권이 출판됐다. 현직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다양성정책과 배춘환 과장(부이사관)이 쓴 '커뮤니케이션 판례'(커뮤니케이션북스)다. 이 책은 2018년 전반기까지 있었던 헌법재판소·대법원의 미디어 분야 주요 판례들을 두루 담고 있다. 신문·방송·통신 등 미디어 전 영역에 걸쳐 분야별 판례들을 소개하고, 그 판례가 가진 사회적 함의와 의의를 기록했다.

예를 들어 헌법재판소의 판례로는 ▶ 수갑 찬 채 조사 받고 있는 피의자의 모습을 촬영하도록 허락하는 행위는 위헌 ▶ TV 수상기 소지자에 대해서 수신료를 걷는 행위는 합헌 ▶ 청소년유해매체물 제공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를 의무화한 결정 등이 담겼다.

대법원 판례는 사회적 파장이 큰 판결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언론보도와 관련해선 ▶ 사건보도에서 범죄 혐의자 신원을 명시한 연합뉴스 등에 대해 명예훼손을 인정한 판결 ▶ 외부 기고문에 대해 조선일보의 명예훼손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 ▶ BBK 주가 조작 사건 수사 검사들에 대한 '시사인' 보도에 대한 명예훼손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 ▶ 국회 보좌관 성폭행 관련 부산일보 보도에 대한 명예훼손을 인정한 판결 ▶ 도청 자료를 공개한 MBC 보도에 대해 정당행위가 아니라고 본 판결 등이 담겼다.

통신과 관련해서는 ▶ KT가 제공하는 가입자 전화번호는 '타인의 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 ▶ SKT가 자사 MP3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멜론에서 구매한 음악 파일만 컨버팅 없이 재생할 수 있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 남용 행위가 아니다'고 결론 낸 판결 ▶ 아이폰 사용자들의 위치 정보를 수집한 애플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 등이 담겼다.

저자인 배춘환 방통위 부이사관은 방통위 전신인 방송위원회 선임조사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방통위 홍보협력담당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논문으로 「방송통신 행정기관 개편에 대한 비판적 고찰」(2008) 등이 있다.

노진호 기자 yesno@jtbc.co.kr

관련기사

'전파통신과 법 포럼', '방송법연구' 출판 "방심위 보도 심의는 언론에 대한 이중 규제" KBS 수신료 분리 징수 가능할까…'수신료 분리 징수' 법안 발의 방송통신 발전 기금으로 전통예술 진흥?…'쌈짓돈' 된 예산 자유한국당, 방통위에 공문 보내 "지상파 중간광고 중단하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