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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달라진 '해맞이' 트렌드…동해안 명소는 '울상'

입력 2019-01-01 21:28 수정 2019-01-0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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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해맞이 하면 강원도 동해안의 명소들을 떠올리고는 하지요. 강릉까지 개통된 KTX는 관광의 패턴도 바꿔놨는데, 한달음에 갔다 올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숙박업소를 비롯한 현지의 상인들은 울상입니다. 그만큼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밖에 이런저런 갈등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2018년 마지막 밤 강릉역입니다.

서울역을 출발한 KTX 열차가 방금 전 강릉역에 도착했는데요.

오늘(1일)은 밤시간뿐 아니라 오전 열차표들까지 일찌감치 동이 났습니다.

이곳 강릉을 찾은 승객 대부분이 해맞이 명소로 향한다고 합니다.

세밑 한파를 뚫고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향하는 곳은 정동진입니다.

자정이 다가올수록 북적이고, 기대감은 커집니다.

[이기수·유민경·이소윤·이병윤 : 전국 유명한 곳 몇 군데 다녀봤는데, 정동진이 제일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카운트다운 끝 새해를 맞이한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정동진역 대합실입니다.

지금 시간이 새벽 5시가 좀 넘었는데요.

아직 2시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해를 볼 수 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볼까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안쪽에 표를 사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렇게 대합실 복도에서 또 의자에서 잠깐 동안 쉬고 계시는 분들도 여럿 있습니다.

인근 숙박업소 방값이 기본 15만 원 이상으로 오르기 때문에, 이것이 좀 부담스러워서 또는 당일치기로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직접 이야기를 좀 들어보겠습니다.

[박문희 : (왜 숙박업소 이용 안 하고 여기 머무시는지?) 경제적이기도 하고요. 시간도 많이 아끼고요. 3시 반에 도착했고 아침 10시에 출발할 거예요.]

인근 숙박 업주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습니다.

[숙박업주 : 사실 연말이래 봤자 딱 하루예요, 바짝 오늘(31일) 하루.]

KTX 개통 이후 투숙객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숙박업주 : 내일(1일)도 예약은 하나도 없어요. 다른 때 같으면 어제도 다 차요. 말일 전날도 다 차는데…]

최근 펜션 가스 누출 사고로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화재 감지기와 소화기를 새로 구비하는 등 안전을 강조하지만, 떠나는 발길을 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숙박업주 : 저희 같은 경우는 전기보일러이지만, 가스보일러하고 다르지만 그래도 사람들 인식이…]

해가 뜨기까지 1시간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쪽 해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데요, 옆에 보면 '풍등 및 폭죽 일절 금지' 이런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신고 없이 풍등을 날리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속하거나 계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단속 요원과 상인 사이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소방서에서 단속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어요.) 불나면 어떡하실 건데요? (저희가 지금 불내러 왔어요?)]

새벽 시간 단속 인력은 시청에서 고용한 업체 직원 8명 뿐.

곳곳에서 날아오르는 풍등을 막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조경철/단속요원 : 단속을 한다고는 하는데 시민분들 협조가 없으면 저희가 말을 해도 잘…]

해맞이 관광객이 몰린 속초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파시면 안 돼요. (여기서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깐 거예요. 근데 갑자기 우르르 몰려와서 무슨 죄인마냥…)]

단속 요원들도 고충을 토로합니다.

[이태열/속초시청 담당 : 자기들은 '몰랐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사실 저희 행정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제약돼 있습니다.]

기다림 끝에 떠오른 2019년 첫 해.

사람들은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저마다 소원을 빕니다.

[김소현·이태희 : 저희 둘 닮은 예쁜 아기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소원 빌었고요.]

[우금화·박준영 : 우리 손주 하나밖에 없는데 좀 건강하게 잘 커달라고…]

하지만 곧바로 인근 도로는 해맞이만 보고 나가는 차들로 주차장이 돼 버립니다.

[정현호/펜션 운영 : 일출 하나 그거 보면 끝, 등식이 고정화돼가는 거죠. 전략적인 접근이 많이 부족하지 않나…]

다시 정동진역입니다.

'넷이서 5만 원, 서울이 가까워졌습니다' 이런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교통 인프라가 달라지면서 관광 트렌드도 달라졌습니다.

해맞이 명소, 겨울바다 이런 전통의 이름만 믿고 맘놓고 있기에는 강원도와 숙박 업계가 고민할 점은 적지 않아보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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