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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나뉜 상인들…갈등에 멈춰버린 '전통시장 현대화'

입력 2018-12-2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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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부 상인들과 빚어지고 있는 갈등, 여러번 전해드렸지만 지금 전국적으로 이렇게 시장을 현대화하는 사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충돌이 적지 않습니다. 반발하고 있는 상인들은 당사자들의 의견을 좀 더 듣고 추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지역 유명 재래시장인 번개시장입니다.

과일과 채소, 곡류 같은 각종 상품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안쪽 상가에서 바깥쪽까지 상인 600명 정도가 장사를 하고 있는데요.

이곳 상인들, 안쪽과 바깥쪽 둘로 나뉘어 있고 이 갈등은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9년.

건물 외벽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해당 부지가 구청 소유라는 것을 알면서부터 입니다.

도로명 주소 표지판이 붙어있는 벽은 다름 아닌 이 점포 안쪽입니다.

원래는 건물 외벽에 붙어야 하는 것인데요.

이러다 보니 안쪽 상인들은 이런 점포가 자신들 건물 앞에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바깥쪽 상인들은 이곳은 그저 도로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바깥쪽 상인들은 지난 수십 년간 상가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내왔던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허정원/번개시장상인회장 : 왜 나라 땅인데 자기들 재산이 되는 건가요. 정부 땅을 가지고 자기들 세를 받으면 안 되지.]

하지만 건물주를 비롯한 내부 상인들은 이들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합니다.

[화채은/번개시장활성화통합상인회장 : 처마 끝에 여기 콘크리트 있는 데까지가 땅이에요, 건물이에요. 이만큼은 우리는 땅을 쓸 수가 없잖아요.]

상인회가 둘로 나뉘어 법적 공방을 벌이면서, 현대화 사업도 못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화재로 노점 10여 곳이 피해를 입으면서 현대화 필요성은 더 커졌지만, 구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김성길/대구 중구청 시장관리계장 : 조율을 해보려 해도 너무 거리감이 있어서 쉽지가 않아요. 인정을 못 해준다 이거지, 서로가.]

이번에는 인천의 소래포구 어시장입니다.

지난해 3월 역시 불이 났던 곳이죠.

이 옆쪽에 보면 '임시 어시장 가는 길' 이런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현수막이 붙어있는 이 철제 울타리가 길을 따라 100m 넘게 설치돼 있는데요.

울타리 너머가 바로 현대화 사업 부지입니다.

1200평 정도 공간인데 아직 텅 비어있습니다.

올초 부지 매입을 마무리한 인천 남동구청은 연말까지 착공을 목표로 했습니다.

[조금주 : 가을에 짓는다, 봄에 짓는다 계속 그랬잖아. 근데 아직 계속 실행이 안 되니까…]

하지만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장 내 상인회 간의 갈등이 시작된 것입니다.

[소래포구어시장 상인 : 우리 상인들끼리 하나가 안 돼서 이렇게 된 거지, 누구 탓을 못 해요.]

지난달 선거를 통해 새로운 상인 대표를 선출했지만, 전임 임원진이 인수인계를 거부하며 사업 착공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상인들은 구청에서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소래포구어시장 상인 : '내부는 내부대로 일을 진행하는 게 맞다'고 하는데 그거는 당신들(구청)도 하기 쉽게 하는 얘기예요.]

지난 2015년 10월 신시장 건물이 완공된 노량진 수산시장.

하지만 일부 점포들이 새 건물로 이전을 거부하면서 갈등은 3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시장 상인들은 새 건물 공간이 비좁고, 임대료도 비싸다는 입장입니다.

지난달 수협 측이 단전·단수 등 극단적인 조치를 내렸지만 100여 개 점포의 상인들은 여전히 완강합니다.

[김향노 :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자기들(수협) 생각대로 지어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저 시장을 거부하는 거죠.]

수협 측은 더 이상 신시장 입주를 받지 않겠다고 최후통첩까지 하며, 양측의 접점은 더 멀어졌습니다.

착공 전부터 완공 후까지 논란을 겪는 상황.

전문가들은 사업에 앞서 상인들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성탄절을 보내러 시장을 찾는 시민들 얼굴에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합니다.

전통 시장의 현대화, 이 과정에서 시민들뿐 아니라 상인들에게도 기대와 설렘을 심어주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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