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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고객 갑질, 회사 방치' 콜센터 직원 산재 인정

입력 2018-12-23 21:06 수정 2018-12-2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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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통신사 콜센터 상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고객의 갑질과 회사의 실적 강요 실태를 고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회사 측은 상담사가 감정 조절이 취약했다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최근 4년 만에 서울질병판정위원회가 이 사건을 산재로 판정했습니다. 회사가 상담사를 보호하지 않는 등 상담사의 죽음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이슈플러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4년 10월, LG유플러스 전북지역 고객센터 상담사 30살 이 모 씨가 자신의 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팀장이었던 이 씨는 같은해 4월, 6시간 동안 전화를 한 고객에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퇴직 동기 (2014년 11월 인터뷰) : 고객님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다 말 없으면 그냥 계속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요. 고객님 다른 것 하겠죠. 그러다가 가끔 소리가 나면 고객님, 그러다 또 아무 말 없으면 가만히 있는 거예요.]

고객이 "무릎을 꿇라"고 해, 당시 센터 측 지시로 해당 고객이 살던 대구까지 2차례 사과하러 갔지만 결국 거절당했습니다.

이후 이 씨는 회사를 나가라고 요구하는 고객에게 시달리다 결국 퇴사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5개월 뒤 경제적 어려움에 고객센터에 재입사했고 이후 일주일만에 목숨을 끊었습니다.

'노동청에 고발합니다'로 시작하는 당시 이 씨 유서에는 회사의 실적 압박과 이에 대한 심적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고 이모 씨 아버지 (2014년 11월 인터뷰) : 거리 지나가다 젊은 사람 보면 우리 아들 같고, 여태까지 서른 살 먹을 때까지 손가락질 한 번 안 받고 컸어요. 애가 그렇게 착했어요.]

2년 여 뒤인 2017년 1월.

같은 고객센터에서 일하던 여고생이 또 다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에 이 씨 유족들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 신청을 했습니다.

사측은 이 씨가 애초 감정조절이 취약했다며 회사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일 서울질병판정위원회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회사가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상담사를 보호하지 않은 채, 민원 해결에만 신경을 쓰는 등 이 씨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갔다는 것입니다.

또, 이 씨가 재입사한 뒤 달라지지 않은 업무환경 속에서 이전에 느꼈던 스트레스를 다시 경험할 때 고통의 크기는 이전보다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유명환/노무사 : 고객 응대 근로자, 그 과정에서 발생한 사실상의 해고 독촉, 소위 말하는 고객에 의한.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공감하신 거 같고요.]

장시간 노동과 실적 압박으로 매년 5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 끊고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산재로 승인된 것은 43건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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