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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북한 헬기 용인에 출현?…황당 가짜뉴스 장본인과 통화해보니

입력 2018-12-20 21:39 수정 2018-12-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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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시작합니다. 오늘(20일)은 가짜뉴스 하나를 다룰텐데, 내용부터가 황당합니다. 누가 믿겠냐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최근 며칠 사이에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이 주제를 정한 이유는 유튜브를 점령한 정치적 의혹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게 만들어져서 소비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팩트체크팀은 가짜뉴스를 만든 장본인하고 직접 통화도 했습니다.

오대영 기자, 지금 화면에 수많은 글들을 저희가 보여주고 있죠.

[기자]

네. 불과 일주일 사이에 퍼진 글들을 저희가 다 모아봤습니다.

"북한군 헬기가 경기도 용인까지 남하했다"라는 내용입니다.

방송 직전까지 세어보니 유튜브 조회는 10만 회 정도였고, 포털에 130개 정도의 글들이,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 수백건이 공유됐습니다.

특히 이처럼 카카오톡으로도 '긴급속보'라며 돌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이 퍼졌는지는 추산이 불가할 정도입니다.

[앵커]

사실 딱 듣기에도 가짜 같은데, 이렇게 확산된다는 것은 그만큼 믿는 사람들 혹은 믿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포털 사이트에 연관검색어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이런 가짜뉴스가 궁극적으로 말하는 바는 '우리 군이 다 알면서도 쉬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관계부터 확인을 하면, 북한군 비행체, 그 중에서도 크고 느린 헬기가 우리 영공으로 들어오면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고, 숨길래야 숨길 수도 없습니다.

이륙 단계부터 한·미정찰자산인 피스아이가 정밀 추적을 합니다.

북한 쪽 하늘에 우리가 설정해놓은 전술조치선이 있습니다.

이것을 넘는 순간부터 매뉴얼대로 공격 태세를 갖추고, 군사분계선을 무단으로 넘어오면 격추합니다.

국방부에 확인해보니 "북한 비행기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올 수 없다. 넘어오면 즉시 타격한다"며 완전한 거짓 정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이정도면 허위정보인 것을 넘어서 안보 불안을 부추기려는 의도까지 느껴지는데, 대체 누가 이런 것을 만드는 것입니까?

[기자]

'손상대TV'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됐습니다.

손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를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의 대표를 맡은 적도 있습니다.

일주일 전 방송 내용 잠깐 보겠습니다.

[유튜브 채널 'TV손상대' (지난 14일) :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인공기가 붙은 헬기 6대 정도를 동네 상공에서 직접 목격했다는 제보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 뒤쪽으로 해가지고 빨간 그 인공기죠, 인공기라고 하죠? 그 별 모양이 있고…]

그러나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이 방송 이후에 온라인에서 인공기와 헬기를 합성한 사진까지 등장해 신빙성 있는 것처럼 확산됐습니다.

"북한 헬기가 대거 나타난 것이 가짜뉴스인지 확인해달라"는 글들도 이어졌습니다.

[앵커]

이 가짜뉴스의 진원지인 손상대 씨하고 직접 통화도 해봤다면서요?

[기자]

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손상대/뉴스타운 전 대표 : 그 마크가 육안으로 식별할 때 의무부대 마크가 있대요. 그게 잘못 보면 (인공기) 별로 보일 수도 있다고 하는데…(인터넷에서 퍼질 때 '사실로 확인이 됐다' 이런 식으로 퍼져가지고…) 아니, 그건 (다음 날) 방송을 잘 들어보면 내가 얘기를 하고 있다고 이런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다는…]

손 씨는 다음날 15일 "육군의무후송헬기 십자가 표시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정작 온라인 공간에서는 기존의 이런 가짜정보만 유통되며, 오늘까지도 퍼지고 있습니다.

한번 확산된 가짜뉴스를 주워 담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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