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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전직 대법관 첫 '포토라인'…박병대 "사심없이 일했다"

입력 2018-11-19 17:41 수정 2018-11-1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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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제징용 소송 지연 등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오늘(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헌정 사상 대법관을 지낸 고위법관이 검찰 포토라인에 선 것은 처음이죠. 박 전 대법관은 "송구하다"면서도 "사심없이 최선을 다해 일했다"면서 사법농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 보고 여부 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사법농단 수사 속보를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따르면요.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은 모두 93명입니다.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 이상이 34명으로 이가운데 대법관은 10명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포함해 고영한·권순일·김용덕·노정희·민일영·박병대·이동원·이인복·차한성입니다.

이 가운데 검찰은 앞서 차한성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그리고 민일영 전 대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박병대 전 대법관의 차례였는데요. 피의자 신분에 공개 소환이었습니다. 다른 대법관들과는 달리 비공개가 아닌 것은 사법농단에 관여한 정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의 입장입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혀왔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중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하려 했지만 이를 안타깝게 여긴 담임선생님의 주선으로 서울의 한 방송사 직원의 집에 머물며 낮에는 방송사에서 잔심부름을 했고요. 밤에 학교를 다녔고 그러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을 합니다. 그리고 1979년 사법시험에 합격을 하죠. 그리고 이명박 정부 당시 대법관에 임명이 됐고 6년 임기를 마친 뒤 지난해 6월 이렇게 퇴임을 했습니다.

[박병대/전 대법관 (지난해 6월 1일) : 다행히 우리 법원에는 세계 어느 나라 법원 이상으로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있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하나의 재판에 성의를 다한다면, 자유와 평등과 정의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살아 숨 쉬는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박 전 대법관은 37년 법관 인생을 마치며 사법부와 후배들을 향해 애정과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퇴임 1년 5개월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고 대법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박병대/전 대법관 :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그야말로 사심 없이 일했습니다. 그렇지만 경위를 막론하고 그동안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또 조사를 받게까지 된 것에 대해서 대단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박 전 대법관은 차한성 전 대법관의 뒤를 이어 2년 동안 사법행정을 총괄했습니다. 임종헌 전 차장 대부분 범죄 사실의 공범으로 지목됐습니다. 당장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서는 2차 비서실장 공관회동에 참석한 당사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전교조, 통진당 관련 소송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죠. 아울러 상고법원 등 당시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법관과 단체에 대한 사찰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요. 검찰은 당시 행정처가 사법행정을 비판한 특정 판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검찰이 확보한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서'라는 문건입니다. 음주운전이나 성추문에 휩싸인 법관 명단이 담겼는데요. 물론 징계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명단에는 송승용 부장판사의 이름도 올랐습니다. 송 판사는 2014년 8월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이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을 대법관으로 제청하자, 또 2015년 1월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자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습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비판한 것입니다.

통상 판사들은 지방, 수도권, 서울 순으로 2년씩 근무합니다. 당시 수도권에서만 4년간 일했던 송 판사는 서울에서 근무할 차례였지만 오히려 가장 먼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발령납니다. 검찰은 소위 판사 블랙리스트가 실행된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특히 해당 문건을 임종헌 차장, 박병대 처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불이익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죠.

[양승태/전 대법원장 (6월 1일) : 그러나 제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정책에 반대를 한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반적인 재판에서 특정한 성향을 나타냈다는 사람이나 저는 그런 걸 가지고 당해 법관에게 어떤 편향된 조치를 하거나 아니면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습니다.]

바로 이 송 부장판사가 소속돼 있기도 한 모임이죠. 전국 각 법원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오늘 열렸습니다. 앞서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이 제안했던 법관 탄핵 촉구안이 핵심 안건이었는데요. 대표 판사들의 격론 끝에, 사법농단 의혹은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로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해서는 징계절차와 함께 탄핵 소추 절차까지 검토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오늘 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한 판사들은 잠시 후 저녁 6시 30분부터 김명수 대법원장과 만찬을 갖고 사법개혁에 대한 판사들의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전직 대법관 첫 '포토라인'…박병대 "사심 없이 일했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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