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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 건립…극락왕생 기원

입력 2018-11-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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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 건립…극락왕생 기원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일본 오사카에 4·3 희생자 위령비가 건립됐다. 오사카는 제주 출신 재일동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다.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위령비건립실행위원회는 18일 오후 오사카시 텐노지구에 있는 통국사 경내에서 '제주4·3희생자위령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통국사 스님들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독경을 하고 나서 4·3 희생자 재일동포 유족들이 위령비를 제막했다. 스님은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에서 가져온 물을 합수한 정화수를 위령비에 뿌렸다.

위령비는 70㎝ 높이 8각 기단 위에 10㎝ 높이의 얇은 기단 다섯 개를 더 쌓은 기단부와 삼각 형태의 높이 240㎝ 탑을 얹은 모습이다.

빛의 3원색에서 착안해 만든 삼각형 탑은 희생자들이 이제 빛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이 담겼다. 재일동포들이 각자 고향의 돌을 만지며 향수를 달래도록 하고자 기단 상부에 제주도 내 178개 마을에서 가져온 돌을 배치했다.

위령의 뜻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비를 전체적으로 어린이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눈높이에 맞춰 건립했다.

비문에는 '제주 4·3은 1948년 4월 3일에 일어난 무장봉기가 발단되어 그에 대한 무력진압 과정에서 약 3만명의 도민이 희생된 비극이다'고 적었다. '무장봉기는 당시 미군정이 실시하려 했던 '남조선 단독선거' 즉 남북분단을 반대해 들고일어난 것으로 도민들에 대해 경찰과 우익단체들의 횡포가 그 바탕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4·3의 발단과 전개 과정을 간략히 서술했다.

4·3을 전후한 혼란기에 수많은 제주도민이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건너와 재일동포사회의 한 축을 이루게 되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재일동포들의 4·3 진상 규명 운동 등도 새겨 넣었다.

위령비 제막 이후 살풀이춤, 판소리 '4월의 이야기',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 풍물, 민중가수 최상돈의 노래가 이어졌다. 제막식에는 오사카는 물론 도쿄와 교토 등지에서 온 재일동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재일동포들의 자발적인 모금과 통국사의 부지 제공, 관서제주특별자치도민협회의 협찬으로 성사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등이 후원했다.

일본에서는 1985년 결성된 탐라연구회와 1987년 결성된 4·3을 생각하는 모임이 주도적으로 4·3 진상 규명 운동을 시작했고, 1988년 도쿄에서 4·3 추도행사를 처음 개최했다.

1998년 4·3 50주년을 맞아 오사카에서 다시 위령제가 열리고 나서 매년 위령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하루의 시차를 두고 각각 추모행사와 위령제를 개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오사카 재일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제주 4·3과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유가족을 만나다' 사진전이 개막됐다. 노무현재단 제주지역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전시회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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