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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임종헌 전 차장 구속기소…'사법농단' 첫 피고인

입력 2018-11-14 16:06

강제징용·전교조 소송 '재판거래' 등 30개 혐의로 재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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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전교조 소송 '재판거래' 등 30개 혐의로 재판에

검찰, 임종헌 전 차장 구속기소…'사법농단' 첫 피고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중간책임자'로 꼽히는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때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하며 대법관 후보 0순위로 꼽히던 임 전 차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법정에 서는 첫 피고인이 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4일 오후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구속영장 청구서와 마찬가지로 직권남용을 비롯해 ▲ 직무유기 ▲ 공무상비밀누설 ▲ 위계공무집행방해 ▲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등 죄명을 적용하고 30여 개의 범죄사실을 기재했다. 공소장 분량은 242쪽에 달한다.

징용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소송을 둘러싼 '재판거래' 의혹이 임 전 차장의 핵심 혐의로 꼽힌다.

임 전 차장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일본 기업 측 입장에서 재판 방향을 검토하고 외교부 의견서를 미리 건네받아 감수해준 혐의를 받는다.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소송에서도 고용노동부의 소송서류를 사실상 대필해주고 청와대·노동부를 거쳐 사건을 맡은 대법원 재판부가 접수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 메르스 사태 당시 국가 배상책임 검토 ▲ 일명 '박근혜 가면' 유통·판매자 형사처벌 검토 ▲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검토 ▲ 박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 특허소송 관련 정보수집 등 박 전 대통령 또는 당시 청와대의 업무에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을 동원해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의원지위 확인소송과 관련해 "의원 지위 확인은 헌재가 아닌 법원의 권한이라는 점을 판결문에 명시해달라"는 의견을 전국 각급 법원에 전달해 재판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과 뇌물공여 혐의를 받은 부산 건설업자 정모씨의 형사재판에 법원행정처가 관여하는 데 임 전 차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임 전 차장은 심의관들을 시켜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의 민·형사 재판 전략을 대신 세워준 혐의,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의 예산 3억5천만원을 현금화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혐의의 상당 부분을 직속상관이었던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 전직 법원 수뇌부를 다음주부터 피의자로 소환 조사하기로 하고 박 전 대법관에게 19일 오전 9시30분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구속기간이 오는 15일 만료됨에 따라 임 전 차장을 이날 재판에 넘겼지만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여러 의혹과 관련해 추가기소 가능성이 열려 있다.

수사팀은 사법농단 사태의 발단이 된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최근 법원행정처로부터 판사들 인사자료를 확보해 특정 성향 판사들이 인사에 불이익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을 기소하면서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 모임의 와해를 시도하고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일선 판사의 징계를 검토한 혐의를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법원행정처로부터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은 판사들이 더 있는지 인사자료를 토대로 확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사건 파기환송심에 법원행정처가 직접 개입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2016년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혐의 역시 추가기소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헌재의 의원직 상실 결정은 월권이라는 내용의 문건을 법원행정처 차원에서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임 전 차장 증언이 거짓인 사실을 확인하고 국회에 고발을 요청했으나 아직 회신이 오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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