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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 대통령, '김앤장' 동시교체…후임에 홍남기·김수현

입력 2018-11-09 17:44 수정 2018-11-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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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에 얘기한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에 대한 동시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로써 현 정부의 초대 경제 투톱은 1년 6개월만에 퇴진하게 됐습니다. 문책과 쇄신, 두 의미가 모두 포함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후임에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이 각각 지명 또는 임명됐습니다. 오늘(9일) 신 반장 발제에서는 2기 경제팀 인사 소식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빨리'가 아닌 '함께'. 첫 공정경제 전략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의 일성입니다. 각종 경제지표 악화, 또 이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그리고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세 축으로 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공정경제 전략회의 : 우리 국민들은 지난날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자'는 목표를 갖고 밤낮없이 일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경제성장 과정에서 공정을 잃었습니다. 공정경제는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결과로써 성장의 과실을 정당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정에서 "'함께 이룬' 결과물이 대기업 집단에 집중됐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런 구조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고, 결과적으로는 대기업 경쟁력까지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인데요. 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재벌개혁 성과를 강조하면서, 공정경제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역설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공정경제 전략회의 :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대기업의 시혜적인 조치로 생각하는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상생협력은 협력업체의 혁신성을 높여 대기업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길입니다.]

오늘 회의에서는 법무부·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관계부처의 세부 정책발표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참석했습니다.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서 가시적 성과를 내자는 문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입니다.

그런데,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김동연 부총리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애초에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라고 했지만,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 회의에 경제부총리가 빠진다,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운 설명이었죠. 당초 오늘 국회에서는 김 부총리가 참석하는 기재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취소됐습니다. 외부 일정이 없어진 김 부총리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통상 업무를 봤습니다. 대신 언론의 관심은 예결위에 쏠렸는데요. 김 부총리 후임 1순위로 거론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출석했기 때문입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 저도 지금은 모르니까 일단 식사하러 갑니다, 저도. 저도 제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는데 안 되면 당연히 여기 와서 예결위를 참석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오늘 오전에 여기에 내내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좀 이해를 해주십시오.]

하지만 오후 2시, 청와대는 경제 투톱 교체 인사를 전격 단행했습니다. '선 부총리 후 정책실장 교체'가 아니라, '동시 교체'입니다. 부총리만 교체할 경우 '김동연 경질설'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속전속결로 2기팀을 출범 해야만, 일각의 경제위기설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대로 1순위 후보였던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윤영찬/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홍남기 현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했습니다. 또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에 김수현 현 대통령 비서실 사회수석, 국무조정실장에 노형욱 현 국무조정실 국무 2차장, 사회수석에 김연명 현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임명했습니다.]

신임 부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홍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국정 과제 조율에 능하다는 평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도 발탁 배경이 됐고요. 박근혜 정부 때,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역임하는 등 정권을 넘나들며 기용된 정통 관료입니다.

정책실장에는 문 대통령의 오랜 측근, 김수현 수석이 승진 임명됩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일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부동산, 탈원전 등 정부의 핵심 정책 추진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여권에서조차 거시경제 전문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일부 제기됐습니다.

[윤영찬/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두 분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3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회수석과 국무조정실장으로 지금까지 정무적 판단과 정책 조율을 성공적으로 해온 만큼 일을 만들고 되게 하는 원팀으로서 호흡을 맞춰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실, 투톱 교체설. 그에 앞서 갈등설이 불거진 것은 지난 여름입니다. 소득주도성장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김 부총리와,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장 실장 사이에 엇박자가 났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팀워크'를 발휘해 달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8월 20일) :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가 완벽한 팀워크로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문 대통령 당부 후 약 일주일이 지나서 투톱은 정례회동을 가졌습니다. 갈등설을 불식시키려는 듯 두 손을 꽉 마주잡으며 환한 미소를 보였죠. 

+++

[장하성/전 청와대 정책실장 (8월 29일) : 재벌들하고 싸울 때 소액주주운동할 때 특히 삼성, 그쪽이 항시 김앤장이 대리하는 법률법인이었거든. 변론 같은데…]

화기 애애

[김동연/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8월 29일) : 오늘만 해도 두 번 봤는데, 그렇죠? 왜 요새 뭐 거의 매일 보다시피 하고 있는데…이런 게 뉴스거리가 왜 되는지 모르겠어요…]

+++

하지만 서로 다른 궤적을 걸어온 두 경제사령탑의 이견, 쉽게 좁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교체설은 계속해서 불거졌고, 맨 처음 "사실 무근"이라던 청와대의 설명도 점차 "대통령 결심이 서지 않았다"면서 톤이 바뀌었습니다. 내년도 예산심사에 돌입한 투톱의 경제 전망, 완전히 엇갈렸습니다.

[장하성/전 청와대 정책실장 (지난 6일) : 경기가 침체됐다는 표현에 동의합니다. 경기가 어렵다는 (뜻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져있다는 표현은 경제적으로만 해석할 때는 굉장히 그건 과한 해석이다, 저는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요.]

[김동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6일) : 아마도 그 얘기를 했던 정책실장은 자기의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 경제가 지금은 하방 위험의 가능성이 큽니다.]

문 대통령은 다음주 아세안 및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서 싱가포르로 출국합니다. 순방 전에 전격 동시교체를 단행한 것은 국회 예산 심사 중 교체라는 부담을 안고서라도 하루 빨리 위기설을 불식시키고, 내년도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는 문 대통령의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문 대통령, 김앤장 동시 교체…경제부총리 홍남기 정책실장 김수현 지명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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