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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는 꿈도 못 꿀 일"이라더니…행정처 말 따라 움직인 '재판'

입력 2018-10-27 20:35 수정 2018-10-30 23:56

'재판 거래 정황' 사례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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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거래 정황' 사례 들여다보니…

[앵커]

검찰이 조사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법원과 일선 법원의 민감한 재판들이 법원행정처의 말에 따라 진행된 셈인데, 영장에 담긴 내용을 취재한 강버들 기자와 사례별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강버들 기자, 대표적인 사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이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이 소송 진행을 늦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움직였다는 게 검찰 판단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검찰이 영장에 담은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을 인정한 2012년 5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입니다.

2013년 8~9월 사이 일본 전범기업들이 대법원에 다시 판단해 달라고 합니다.

두 번째 대법원 재판인거죠.

이 무렵 외교부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에게, 또 주일본 한국 대사관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에, '외교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중한 판결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합니다.

'왜 우리 의견을 안 듣고 판결했느냐'는 외교부의 불만도 법원행정처에 전달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부 청와대의 외교라인이 법원행정처에 의견을 전달한 무렵부터 당시 행정처가 재판의 결과를 바꾸거나, 소송을 지연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겠군요?

[기자]

네. 검찰은 당시 행정처가 우선 바로 기각하는 게 '외교부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적절치 않으니 시간을 끌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문건이나, 외교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문건이 그 근거인데요.

그 뒤에는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재판을 미루고, 결론을 바꿀지 고심하는 모습들이 나타납니다.

당시 법무부가 규칙을 바꾸는 게 부적절하다고 했지만, 대법원 규칙을 바꿔 외교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공식 통로를 마련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그 이후에는 일본 전범기업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을 요구하라'고 귀띔하고, 국내 여론을 의식해 의견서 제출을 꺼리는 외교부에 임 전 차장이 직접 전화해 '빨리 내라'고 재촉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역시 행정처와 보조를 맞춰 외교부를 재촉했는데, 이런 정황 역시 검찰이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법원에도 상당히 많은 문건을 건네는데요.

전원합의체에 넘기는 게 맞다는 논리 뿐 아니라, '외교 관계에 대해 외교부와 행정부가 다른 판단을 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앵커]

물론 이것은 검찰이 작성한 영장에 적힌 내용입니다. 재판까지 가서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그 계획대로 소송은 5년 넘게 미뤄졌고, 다음주 화요일 전원합의체 판결을 앞두고 있죠. 행정처의 계획에 따라 진행된 소송, 이 뿐만이 아니죠?

[기자]

청와대의 주문에 따라 행정처가 움직였다는 점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관련 소송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원은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입니다.

그 이후에 임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청와대의 강한 불만이 전달됩니다.

'비정상의 정상화' 이런 말 기억나실 것입니다.

결국 행정처는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사실상 대필해줬고, 결과적으로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됩니다.

그밖에 검찰은 통진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은 '법원이 판단한다', 통진당 잔여재산 압류는 '가압류보다 가처분이 적절하다'는 지침을 세워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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