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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입력 2018-10-20 09:01 수정 2018-10-20 10:11

세상은 못 구해도 너의 일상은 구해줄게
작은 탐사, 큰 결실 #소탐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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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못 구해도 너의 일상은 구해줄게
작은 탐사, 큰 결실 #소탐대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 눈치 게임이 시작됐다

며칠째 쌀쌀한 아침을 맞고 있다. 오늘도 마찬가지. 일기 예보를 보니 7°C다. 그나마 요즘은 나은 거다. 지난주에는 서울 최저기온이 5.2°C까지 내려갔었다.

덕분에 출근 준비를 할 때마다 고민이다. 도대체 뭘 입어야 하나. 특히 외투는 최종 보스 격이다. 따뜻하게 패딩을 걸치고 싶지만, 10월에 입기엔 너무 이른 것 같다. 입을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 하루는 창문을 열어보기도 했다. 패딩 입은 사람을 찾아봤지만, 아무도 없어 그날 역시 입지 않았다.

사실 내가 당당하게 입으면 그만이다. 추워서 입겠다는데 뭐 어떤가. 하지만 막상 혼자서만 입고 다니자니 꽤 신경 쓰인다. 나만 이런 것도 아니다. 누군가 먼저 패딩을 입고 나타나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사람들은 얼마나 추워야 패딩을 입을까? 언제부터 눈치 보지 않고 따뜻한 패딩을 개시할 수 있을까? 소탐해보자.


■ 얼마나 추워야 패딩을 입을까?

일단 모르는 건 검색해보는 게 편하다. 찾아보니 기온별 옷차림을 정리해둔 자료들이 있었다. 큰 흐름은 다들 똑같다. 더우면 얇은 옷, 추우면 두꺼운 옷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 차이가 있었다. 패딩을 입을 수 있는 기온이 조금씩 다르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A매체는 5°C 이하부터 패딩을 입으라고 권한다. 세탁업체인 B사는 4°C 이하다. 생각보다 기준치가 낮아서 놀랐다. 7°C에도 난 추워서 패딩을 입고 싶은데 4~5°C라니. 저대로라면 정말 추웠던 지난주도 패딩을 입을 날씨가 아닌 거다.

이 기준은 어떻게 정한 걸까? A매체 자료 출처를 보니 통계청이라고 나와 있다. 통계청에 전화해 물어봤다. 하지만 담당자는 기온별 옷차림 같은 자료는 제작한 적이 없다고 한다.
내친김에 B사에도 연락해봤다. 패딩을 입는 기온은 어떻게 정했는지 물었다. B사 담당자는 인터넷 검색으로 여러 정보를 취합해 작성한 거라고 했다.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A, B 모두 명확한 기준을 따로 갖고 있는 건 아니었다.


■ 패딩이 잘 팔리는 기온은 따로 있다

그럼 판매량으로 패딩 입는 시기를 유추해보는 건 어떨까?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건, 그만큼 많이 입는다는 거 아닐까?
'임계온도'라는 게 있다. 제품 매출이 급격히 변하는 시점의 기온이다. 아이스크림이나 난방기기처럼 계절감을 타는 제품들이 임계온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일본 기상청은 주요 제품의 임계온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방한 의류나 롱코트의 임계온도가 10°C 정도 되는 걸 알 수 있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최근 자료는 더 구체적이다. 코트 종류별로 매출 흐름을 분석했다. 그래프를 보면 13°C를 기점으로 겨울용 코트가 많이 팔린다. 그중에서도 다운(패딩) 코트의 매출이 압도적이다. 요즘 같은 날씨에 사람들이 패딩을 많이 찾는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 시선도 시선이지만, 10월에 패딩이 꺼려지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더울까 봐 그런 거다. 한겨울에 입는 게 패딩이다. 요즘 일교차가 아무리 심해도 아침저녁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괜히 입었다가 땀만 차고 비둔해지는 건 아닐까?


■ 소탐대실 × 서울대학교 의복과 건강 연구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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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이주영 교수 연구팀(의복과 건강 연구실)을 찾아갔다. 패딩을 입었을 때 의복기후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의복기후'란, 피부와 의복 사이의 온도, 습도, 기류 등 미세한 기후를 말한다. 피부 자체의 온·습도와는 다르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실험 방법은 이렇다. 일교차가 심했던 10월 둘째 주를 기준으로 기온 20°C와 5°C의 환경을 조성했다. 각 기온에서 패딩을 입었을 때 의복기후를 살펴보는 거다.
피실험자는 평상복 상·하의를 2겹씩 착용한 상태다. 그 위에 경량패딩, 롱패딩을 번갈아 입으며 데이터를 측정했다. 옷을 갈아입을 때는 체온을 보전한 뒤 실험을 재개했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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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C면 롱패딩도 춥다

실험 결과를 살펴보자.

먼저 의복기후다. 5°C 환경에서 경량패딩과 롱패딩을 입었을 때 각각의 의복 내 온도는 32.6°C, 33.5°C였다. 쾌적범위인 31~33°C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피실험자의 주관적 감각은 어떨까? 온도는 쾌적범위에 속했지만, 피실험자의 실제 느낌은 다를 수 있다. 실험을 하는 동안 10분 단위로 얼마나 추위를 느끼는지, 쾌적함은 어떠한지 물었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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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패딩은 물론 롱패딩을 입었을 때도 피실험자는 서늘함 또는 추위를 느꼈다. 특히 경량패딩을 입었을 때는 불쾌감도 더 높았다. 당연하다. 더 춥기 때문이다.

가만히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걷거나 다른 활동을 했을 때는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5°C 기온에서 패딩을 입는 게 과한 행동이 아님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결과다.


■ 10월에도 얼마든지 입을 수 있다

종합해보면 이렇다. 패딩, 지금 입어도 상관없다. 추우면 입는 거다.

평균기온이 10~13°C 정도만 돼도 사람들은 패딩을 구매한다. 5°C에서 패딩을 입고 앉아있으면 추위를 느낀다. 요즘 날씨에 패딩을 입어도 된다는 충분한 근거들이다. 누가 먼저 입나 눈치 보지 말고, 본인이 원할 때 입으시라.

단, 너무 덥게 입지는 말자. 땀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추위를 느끼거나,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서울대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가올 긴 겨울을 무사히 보내려면 지금부터 슬기로운 의복 장착이 필요하다.

 
[소탐대실] 오늘 패딩 입어도 돼? 출처 : A Christmas Story(1983)


소탐대실 끝.


#저희는_작은_일에도_최선을_다하겠습니다

기획·제작 : 김진일, 김영주, 박진원, 송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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