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 농단'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오늘(15일) 검찰 '포토 라인'에 섰습니다.
[임종헌/전 법원행정처 차장 : 우리 법원이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판사들의 블랙 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뒤 1년 7개월 만입니다. 임 전 차장은 '책임감'을 얘기하면서도, 정작 '재판 거래'를 포함해, 제기된 혐의들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다'면서 부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 대한 조사를 발판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전·현직 대법관들에 대한 '윗선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먼저 이가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강제 징용 소송의 지연이나 법관 뒷조사 의혹 등에 직접 관여했다는 등의 40여가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은 관련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법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행정처에 근무했던 판사들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또 일부 문건은 판사들이 알아서 작성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오늘 소환 조사에서 임 전 차장의 부인과 상관없이 관련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관련자들의 진술이나 확보된 자료가 충분한 만큼, 혐의를 부인해도 수사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조사한 판사 50여명의 진술이나 임 전 차장에게서 확보한 USB에서 나온 8000여 건의 문건 모두 임 전 차장을 직접 또는 간접 '지시자'로 지목한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특히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임 전 차장이 행정처 심의관에 지시하고 보고받는 행위가 통상 업무처럼 수사로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