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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비리에 학부모들 분통…"아이 맡길 곳이 없다"

입력 2018-10-13 14:59

맘 카페 등에서 실망·분노 표출…"유치원 감시 체제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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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카페 등에서 실망·분노 표출…"유치원 감시 체제 갖춰야"

교비로 원장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숙박업소에서 사용하는 등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만연하다는 감사결과가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3년∼2017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총 1천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적발된 유치원들은 교직원 복지 적립금 명목으로 개인 계좌에 돈을 부당하게 적립하거나 교육업체와 손잡고 공급가보다 높은 대금을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교비를 빼돌리는 등 여러 방법으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살짜리 유치원생 아들을 기르며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윤모(32)씨는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혹시나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도 (비리 유치원) 명단에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닌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다"면서도 "같은 지역에 그런 (비리) 유치원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윤 씨는 또 "드러난 것 말고도 다른 비리들도 있을 것 같다. 다른 유치원들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어 "유치원 교사들 처우가 열악한데도 원장들이 교비를 다른 데 쓴 것에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사립유치원에 보냈던 김모(42)씨는 이번 결과를 접하고 "유치원은 기초적인 교육기관인데 그런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이 충격적"이라며 "부모로서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7살짜리 아들을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전모(37)씨는 "유치원 원장을 가족으로 둔 지인으로부터 유치원을 팔면 원생 수에 일정 액수를 곱해서 (유치원을) 팔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유치원이 교육기관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학부모의 불안과 실망감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이른바 '맘 카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학부모들이 모인 맘 카페 회원은 "(아이가) 유치원 입학을 앞둔 부모로서 너무 화가 난다"며 "이런 사람들이 다시는 유치원을 차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썼다. 다른 회원은 "돈은 얼마든지 주겠지만, 그 돈을 우리 아이들한테 사용해줬으면"이라고 적었다.

학부모들은 투명하지 못한 회계 관리 때문에 유치원에서 비리가 벌어졌다고 보고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정부에서 나서서 사립이든 공립이든 일괄적인 감시 체제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표준화한 시스템으로 (유치원을) 감시하게 되면 (아이를) 보낼 때 안심할 수 있고, 어디에 보낼지 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 씨는 "일반 기업들도 감사 시스템이 철저한데, 유치원은 많은 돈이 오가는데도 감시할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치원이 자체적으로 (감사를) 못 하면 정부 차원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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