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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폭우가 지나간 그곳엔…1년 3개월째 '복구 중'

입력 2018-10-08 22:03 수정 2018-10-0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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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전국 곳곳을 할퀴고 갔습니다. 남은 것은 복구 문제입니다. 그런데 한 번 피해를 본 곳은 복구가 하세월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폭우'로 망가진 곳들은 복구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하천 산책로가 여기저기 갈라졌습니다.

자전거 거치대와 계단 손잡이는 뜯어지거나 휘어버렸습니다.

주민들은 포장된 길을 옆에 두고 흙밭으로 다닙니다.

지난 여름 사흘간 400mm가 넘는 폭우로 100억 원 넘게 들인 생태하천이 망가진 것입니다.

하천에 설치된 다리 아래쪽으로 왔는데요.

지난번에 쪼개진 아스팔트 산책로 일부가 이쪽으로 내려왔고요.

그리고 상류에서 흘러내려 온 잡초와 쓰레기들도 아직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황태석/주민 : 여기 학생들도 많이 지나다니는데. 학생들한테는 많이 위험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2년 전에도 완공 3개월 만에 폭우 피해를 입었는데,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지자체는 시공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지자체 관계자 : 논의가 오가고 있거든요. 협의하고 있는 상태여서 뭐라고 말씀드릴 상황은 아닙니다.]

반면 시공사는 '자연재해가 원인이고, 하자보수기간이 끝난 만큼 책임 소재는 지자체와 논의할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자체와 업체가 복구 책임을 다투는 동안 불편함은 주민들 몫이 됐습니다.

[송성환/주민 : 이렇게까지 공사가 안 끝나나 싶어서 짜증 내면서 가고  있는 거예요. 자전거 타고 가자 해서 왔는데, 막상 보니까 너무 안 좋은 거야.]

이런 곳은 여기만이 아닙니다.

20여 가구가 사는 충북 청주의 한 마을입니다.

이곳도 폭우 피해가 발생한 지 1년 3개월이 넘었지만, 복구가 안 됐습니다.

주민들은 비만 오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시간당 90mm가 넘는 폭우로 지붕이 무너졌고, 하천 수위가 올라오면서 허리까지 물에 잠겼던 곳입니다.

무너진 비포장도로에는 지금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콘크리트 덩어리가 놓여있습니다.

마을 한쪽에는 지난해 수해로 무너진 지붕들을 쌓아놨는데요.

모양만 봐도 여러 채가 피해를 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이런 판자형태가 있고요.

그리고 돌기와 지붕도 섞여 있습니다.

지자체로부터 복구 비용을 지원받았지만, 수리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합니다.

[나라에서는 100만원 주고서 끝이야. 냉장고, 에어컨 다 못 쓰지. 전기제품 다 못 써서 그냥 꺼놨다. 내버려둬요.]

폐가처럼 변한 집도 있지만 고치지도 못하고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올여름에도 벌써 2번이나 긴급 대피한 주민들은 평소보다 비가 많이 내리면 불안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종명/주민 : 잠을 못 자. 비 많이 오면. 밤에도 잠 못 자는 거야. 깨서 저기가 개울이니까. 상황 보느라고 잠을 못 자는 거야.]

지자체는 예산이 편성되면 내년부터 이 지역을 중심으로 수해 복구에 나설 방침입니다.

[구청 관계자 : 여기 수해 복구에 대해서는 저희가 일단 올려놨어요. 하천 기본계획에 맞게 정비를 하고 그런 거는 도청으로 문의를 해보시면 될 거 같아요.]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하겠다' 현수막에 적힌 약속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망가진 현장이 언제 정상화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자체가 방치해 놓은 것은 하천이 아니라 주민들의 안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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