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성폭력을 예방하겠다며 제작해서 각 교육청에 배포한 웹툰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응책이라고 보기에는 부실하기 짝이 없고 성폭력을 오히려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선정적입니다.
강신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청이 각 교육청에 배포한 성폭력 예방 웹툰입니다.
남자 중학생들의 단체 채팅방에 여학생들을 몰래 찍은 영상들이 올라오는데 성인 만화와 다를 바 없습니다.
자신의 여자친구 사진을 발견한 한 학생이 다른 친구와 다투다 주인공에게 상담을 청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너도 찍었으니 사과하라고 할 뿐 몰카를 찍고 공유하는 문제는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성추행을 일삼던 친구에게는 '자업자득이니 알아서 해결'하라고 조언하고, 원조교제를 당할뻔한 여학생에게는 채팅앱을 지우라는 충고가 전부입니다.
비속어도 자주 쓰입니다.
경찰청이 각 지방경찰청에 배포한 이 웹툰은 최근 시도교육청으로 전달됐고, 일부 학교에서는 다시 내려받아 활용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측도 일부 문제점을 인정합니다.
[경찰청 관계자 : 예방교육 도입부에 사용하는 거거든요. 좀 조치를 취해야 할 거 같네요.]
반면 교육청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 : 상황에 맞춰서 교사가 그 자료를 어떻게 쓰느냐는지(에 따라 달라지는거니깐.)]
앞서 대전교육청도 소셜미디어에 학교폭력 예방법으로 '잘난 척하지 않기' 등을 제시했다가 피해자에게 책임을 미룬다는 비판이 나오자 게시물을 내리고 사과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자료 : 국회 교육위원회 박경미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