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악관은 회담 후, 공식 발표문을 통해 머지 않은 미래에 북·미 2차 정상회담 계획을 논의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백악관은 북한이 말한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종전선언에 관한 얘기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인지, 이번 뉴욕회담을 취재한 김현기 특파원을 연결해보겠습니다.
김 특파원, 백악관의 기류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백악관이 회담 후 내놓은 공식 발표을 보면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샌더스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고, 이미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발표를 한 바 있는데,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직접 공식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은 북한의 FFVD, 즉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대북제재는 비핵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곧 하겠다고 한 것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논의가 진전됐다고 볼 근거일 수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3시간 전쯤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 헤일리 유엔 미국대사, 이른바 북핵을 담당하는 3인방이 이례적으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는 상당히 자신만만했습니다.
지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북한과의 대화의 일부는 비공개로 조용히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결단했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이미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것을 뜻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조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에 미국 반응을 보면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후속 조치들에 대한 긴밀한 조율'이라는 포괄적 표현만 담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북한이 제시했다는 플러스 알파에 미국이 '노'라고 한 것이냐, 이런 지적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앵커]
이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먼저, 미국으로서는 당초부터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 이야기를 대외적으로 언급하기가 힘들었을 거란 지적입니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 동안 미국은 대북 제재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회담까지 소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당에 종전선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를 보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둘째로, 미국으로서는 직접 북·미 접촉을 통해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길 원했을 거라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소위 '플러스 알파'로 어떤 비핵화 조치에 대한 약속을 했다고 해도 섣불리 종전선언 카드를 내줘서는 안 된다는 미국 내 강경 여론도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오늘 공식적으로 나온 이야기 말고, 진짜 이야기는 폼페이오가 네 번째로 방북을 해서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조율을 할 수밖에 없고요.
다만 미국이 내놓을 '상응하는 조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일관되게 "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다만 폼페이오가 이끄는 국무부의 경우 북한의 비핵화 카드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선 어차피 종전선언이란 게 정치적 선언인 만큼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말하는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초기단계부터 과도한 제재 해제나 제재 완화를 뜻하는 것이라면 북미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