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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경협 기회' 탐색한 총수들…'마중물' 역할 주목

입력 2018-09-20 13:55 수정 2018-09-20 15:24

이재용·최태원·구광모, 사업 가능성 모색하고 '총수 존재감'도 확인
현정은은 '우선권 확인' 실익 성과…일각선 '기업인 들러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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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구광모, 사업 가능성 모색하고 '총수 존재감'도 확인
현정은은 '우선권 확인' 실익 성과…일각선 '기업인 들러리' 지적도

[평양정상회담] '경협 기회' 탐색한 총수들…'마중물' 역할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동행한 경제인들도 2박 3일 일정의 북한 방문을 20일 마무리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이라는 현실적 한계 때문에 경협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못했지만, 상호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는 자리에 기업인들이 동참했다는 것만으로도 결코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존재감'을 확인하는 동시에 미래 대북 사업 구상을 가다듬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성과도 얻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인 방북단의 일정이 대부분 '관광' 테마로 구성된 점과 그룹 총수의 방북 초청 주체를 놓고 정치권 설전이 벌어졌다는 것 등을 놓고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번 방북단에 포함된 경제인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된 인물은 역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었다.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찾은 이 부회장이 이번 방북을 계기로 현 정부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평양행 공군1호기에서 김현철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대화하는 장면이 화제가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가 경제인 방북단 면담에서 이 부회장에게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네면서 남북 경협에서 '역할'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방북한 SK 최태원 회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정력적인 활동을 보였다는 점에서 남북경협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최 회장은 "건물도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란 거 같고 상당히 보기 좋았다"는 방북 소감을 밝혀 경협의 첫번째 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산림녹화사업 참여의 의지를 나타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LG 구광모 회장은 사실상 이번 방북이 취임 후 첫번째 '총수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긴 했지만 정재계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총수 인증'을 받은 셈이다.

구 회장은 리룡남 부총리 면담에서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해 역시 경협 참여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방북에서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은 '경협 대표기업'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다.

평양공동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정상화한다는 문구가 포함됐고, "현 회장의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리룡남 부총리의 말도 그룹 측으로서는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이번 방북 기간에는 북측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경제협력 분야와 우리 기업인들이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대북 사업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실제로 철도 사업에 대한 공감대는 '평양공동선언'에 "남과 북은 금년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는 문구로 구체화했고,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에 대한 논의도 역시 공동선언에 포함돼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도 모처럼 공개석상에서 만나 남북 재계 교류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는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경제인 방북단의 일정이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관람, 만경대학생소년궁전 공연 관람, 대동강변 관광, 평양 5·1경기장 집단체조 관람, 백두산 방문 등으로 이어진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들러리' 역할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에 방북한 기업인들은 당장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미래 사업 가능성을 살폈을 것"이라면서 "특히 그룹 총수들은 대기업이 경협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요 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예상했던 대로 북한의 기초 인프라가 낙후됐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우리 기업에 진출할 경우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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