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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몽골에서 누군가의 발을 밟았다면…'

입력 2018-09-17 21:45 수정 2018-09-1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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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몽골에서 누군가의 발을 밟았다면 악수를 해라"

그것은 오랜 시간 이어진 관습 같은 것이었습니다.

몽골에서 남의 발을 밟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위… 나아가 '당신과 싸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유목민에게 발이란 머리와 심장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혹시라도 남의 발을 밟게 되면 Уучлаарай 오칠라래! 미안합니다! 하며 오른손을 들어 악수를 청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상대방도 기분 좋게 오른손을 내민다는 평화의 법칙.

그러니까 악수란, 다르게 본다면 서로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인사법인 셈이지요.

마주 보는 눈과 손의 온기, 그리고 적당한 악력으로 주고받는 몸의 인사.

내일 남과 북의 정상이 다시 손을 잡습니다.

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은 그때의 감동이 어느 사이에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듯하고…

그 와중에 한 번 더 만났었다는 사실은 더욱 아스라하고…

북·미가 만나 세기의 악수를 했다 하여 악수한 시간을 초까지 재고 있었던 일도, 지금 돌이켜보면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두 사람은 왜 자꾸 손을 잡아야 하는 걸까…

아마도 답은 한 가지.

서로가 별일 없이 좀 더 잘 살아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

 

몽골에서 누군가의 발을 밟았다면 악수를 해라.



이제쯤 남과 북이 어쩌다가 서로의 발을 밟았다 한들 그것이 곧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모르는 말씀. 남북은 서로가 주적이어서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힐난 앞에서도 '아니오. 우리가 이제 그런 정도는 지난 것 같소…'라고 짐짓 우려를 묻어둘 수 있게 해준 것이 세 차례까지 이어지고 있는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이었다면…

이제는 적어도 이런 주장에 동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신뢰라는 것은 대화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대화의 결과이다."
 - 박한식·강국진  < 선을 넘어 생각한다 >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남과 북이 조금이라도 별일 없이 더 윤택해지는 길로 간다면…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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