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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신안 염전 태양광 열풍…주민들은 '생업' 걱정

입력 2018-08-18 20:59 수정 2018-08-1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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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신안군. 염전으로 가장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조만간 신안군 염전 상당수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며 염전들을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주민들은 생계 터전을 잃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오락가락하는 기준을 비집고 전국 곳곳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소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장, 정해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는 전라남도 신안군의 한 염전에 나와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아직까지는 소금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앞으론 저 산 아래 염전까지 태양광 발전소로 바뀔 예정입니다.

염전으로 유명한 신안에 태양광 발전소 열풍이 분 것은 지난해 말입니다.

신안군이 마을에서 1000m 이내에 발전 시설을 세울 수 없다는 조례를 100m 이내로 완화하면서입니다.

[신안군청 관계자 : 산자부에서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하기 위해서는 거리 제한도 풀고 해야 된다. 그래서 우린 정책을 따른 거예요.]

지금까지 신안군에 접수된 허가 신청만 1600여 건, 이 중 발전소 허가를 받은 사업만 1300건에 달합니다.

정부 보조금을 노린 투기 세력까지 몰리면서 인근 땅값도 치솟고 있습니다.

[신안군청 관계자 : 신안은 제가 알기론 3배 정도 올랐다고…]

하지만 이 지역에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변전소가 신설되려면 최소 6년이 걸릴 예정입니다.

주민들은 생활 터전을 잃을까 불안해합니다.

[임모 씨/전남 신안군 주민 : 염전하는 사람들이 태양광 들어와 버리니까 농사나 짓고 그래야지. 어디 갈 데도 없어요. 여기 사람들 다 나이 먹어가지고…]

지자체가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은 신안만이 아닙니다.

도로 곳곳에 태양광 발전소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습니다.

전라남도 무안군의 한 태양광 시설 공사 현장입니다. 포크레인과 공사 잔해들이 흩어져있습니다. 최근 이곳에 폭우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오용탁/전남 무안군 청계면 주민 : 완전히 흙탕물이 돼 버린 거예요. 바다에 가보니까 구멍이 전부 막혀 버리고,
바다에서 사는 게나 이런 건 완전히 멸절…]

이 태양광 발전소가 지어진 곳은 마을에서 260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애초 무안군에는 마을에서 500m 이내에 발전 시설을 세울 수 없다는 조례가 있었지만, 지난해 이를 삭제했습니다.

[오경삼/전남 무안군 남성2리 이장 : 허락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장비들이 들어와서… 정부에서 적극 지원한다는 그 이유 하나 때문에 규제를 다 없애 버리고…]

주민 반발이 이어지자 군청에선 다시 300m로 거리 제한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무안군에 접수된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 신청만 1800건에 달합니다.

[무안군청 관계자 : 정부, 산자부나 이쪽에서 계속 그걸 풀어라 해가지고, 폐지해 버리니까 확 몰려 버린 거죠. 전라남도에서 5개 시·군이 완전히 초토화되다시피…]

지난 폭우에 일부 태양광 발전소들이 무너지자 정부에서는 뒤늦게 허가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주민들은 물론 환경에 대한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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