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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장치 없는 지하철 승강장…출근길 '폭염과의 사투'

입력 2018-08-07 09:15 수정 2018-08-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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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7일) 밀착카메라는 아침부터 땀을 흘릴 수밖에 없는 폭염 속 출근길을 담았습니다.

구혜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승객들이 승강장으로 올라가지 않고 지하철 열차 위치를 알려주는 전광판만 쳐다봅니다.

올라가면 냉방시설이 없는 지상 승강장이다보니 이곳에서 자신이 탈 열차가 왔는지 확인한 뒤에 올라가려는 시민들이 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승객 : 여기가 신도림이니까 영등포에서 도착하든지 출발할 때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차가 딱 와.]

아침부터 30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곳 신도림 역은 출근길 인파로 붐비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승강장은 냉방시설이 없는데다 스크린도어와 시설들로 사방이 막혀있어서 온실처럼 열기가 이 안에 갇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현재 온도는 34도가 넘습니다.

긴팔 셔츠나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더욱 힘듭니다.

[직장인 : 역까지 버스를 타든 걸어가든 할 때 이미 더운데 지하철 내려가면 더 덥고 이러니까. 정장 바지에 땀 차는 게 제일 심하죠.]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하거나 소매를 걷어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심광섭/서울 신도림동 : 사무실 들어가기 전에 땀을 많이 흘려서 땀 좀 식히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땀을 식힐 데도 없어서 조금 부끄러운 모습도 보이고 그럽니다.]

지하 승강장에 냉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29곳에 달합니다.

10곳 중 3곳 꼴로 설치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이곳은 지하에 있지만 냉방시설이 설치되어있지 않은 승강장 중 한 곳입니다.

환풍구에서 바람이 나오고는 있지만 지상에 있는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라 뜨듯한 바람이 나오는데요.

그래서 지금 이곳의 현재 온도는 35도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더운 공기가 나오는 환풍구지만, 사람들에게는 인기입니다.

[신재근/서울 중림동 : 너무너무 더워요. 다른데는 에어컨 시설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는 그런 게 없으니까 참 덥습니다.]

환승객들의 불만은 더 큽니다.

[승객 : 토요일 주말 같은 경우엔 전철이 너무 안 와요. 불편해요. 한참 기다려야 해요. 에어컨까지 없으니까…]

수도권 지하철 2, 3, 4호선의 냉방시설 공사는 2013년 길음역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한 역당 400억 원이 추정되는 냉방 사업을 정부 지원 없이는 더이상 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늘막도 없는 버스 정류장의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더위에 버스 이용을 꺼리면서 퇴근길 직장가 주변은 택시 경쟁이 치열합니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지자체와 공사에서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형 얼음을 가져다 놓은 정류장들이 대표적입니다.

정류장에 자동으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시설을 설치한 곳도 있습니다.

수도권 경의중앙선 승강장 일부에도 지난 주부터 대형 선풍기가 설치됐습니다.

[황영식/경기 양평군 마룡리 : 그냥 뭐 잠깐 땀을 말린다는 정도. 더운 바람이라 큰 효과가 있는 거 같진 않아요.]

출근하기 전부터 몸이 땀으로 젖는다면 일 역시 효율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교통을 외면한다면 악순환일 텐데요.

이 무더위에 조금이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인턴기자 : 이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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