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고, 학부모들에게서 급식비도 걷는데 왜 아이들 급식은 부실한 것일까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원장이 가로채는 일이 많았습니다. 또 서류만 그럴듯하게 꾸며서 점검을 피하기도 합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감자튀김 대신 감자과자를 먹이고, 93명이 먹는 달걀국에 달걀 3개만 풀었던 경북 경산의 한 유치원.
학부모들은 한 달에 3만 원씩 꼬박꼬박 급식비를 냈습니다.
교육청은 감사에서 원장의 계좌로 1억 3000여 만 원이 들어간 정황을 포착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식재료를 원장의 집에 보관한 경우도 있습니다.
[유치원 조리사 : 냉동실에 고기가 없어요. (원장이) 자기 집 냉장고에서 들고 내려오는 거예요.]
다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이런 일은 흔합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 자기네 집에서 묵은지 있죠. 묵은내 나는 김치 (어린이집에) 갖다놓고 새 김치 오면 가져가고, 애들은 김치 빨아서 주라고 하고…]
[어린이집 교사 : 집으로 가져가서 먹는대요. 좋은 것 사다가.]
급식에 들어가지 않은 식재료를 샀다며 가짜영수증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유치원 교사 : 간식으로 먹은 적이 없는 청포도, 멜론 이런 영수증이 있더라고요.]
아예 납품업체와 짜고 원장이 리베이트를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계서류만 그럴듯하게 만들면 지자체도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어린이 급식비, 1명 당 한 끼에 1745원을 지출했다는 증빙서류만 있으면 됩니다.
[담당 공무원 : 이미 영수증이 싹 돼 있기 때문에 전혀 알 수가 없고…]
점검 전 서류를 꾸밀 시간도 충분합니다.
한 달 전, 일주일 전 점검을 나간다며 미리 공지를 해 사실상 단속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