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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삼성 반도체 백혈병' 11년 만에 종지부

입력 2018-07-24 18:54 수정 2018-07-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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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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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는 딸이 하나 있어요.
아빠 고생한다고 돈 벌러 간 착한 딸이에요.
그 딸이 큰 병을 얻었는데 회사에서는 책임이 없대요.
근데요. 우리는 안 져요.

(화면출처 : 영화 '또 하나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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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앞서 보신 영화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의 투쟁을 다룬 영화인데요.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와 아버지 황상기씨가 삼성을 상대로 투쟁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반올림'이 결성됐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며 반올림과 삼성 간의 투쟁이 계속됐는데요, 마침내 그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삼성이 무조건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반올림도 동의하면서 양측이 중재안 수용합의서에 오늘(24일) 서명을 했습니다.

[김지형/조정위원장 : 회사와 반올림 모두 저희 조정위원회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 해결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관심과 노력이 없었다면 또한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정위원회는 조만간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이 담긴 중재안을 마련할 방침인데요. 이 투쟁을 시작했던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 오늘 서명식 자리에서 눈물을 내비쳤습니다.
  
[황상기/고 황유미 씨 아버지 : 돈 없고, 힘 없고, 가난한 노동자가 작업 현장에서 화학약품에 의해서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들…10년이 넘도록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입니다. 그래도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낸 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합니다.]

당연히 양측이 합의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반올림이 삼성에 계속 문제제기를 하면서 황유미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산업재해로 인정되는 판결이 잇달아 나왔는데요. 그러자 삼성도 반올림과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지난 2015년 조정권고안이 마련되기도 했는데 삼성전자가 1000억 원을 내서 공익법인을 세우고 피해자들에게 보상과 사과를 하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조정이 무산되고 삼성전자측이 자체 보상위원회를 꾸렸고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들이 이에 반발해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이종란/반올림 노무사 (2015년 10월 21일) :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야 되는데, 삼성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한다고 하는 지금 현재의 보상은 그 실체가 단지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고 하는 그런 위로금 성격의 개별 합의 방식의 보상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들은 무려 1000일이 넘게 농성을 벌였습니다. 삼성과 반올림이 중재안 수용에 합의하면서 내일 농성을 해제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고인이 된 노회찬 의원이 준비했던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도 삼성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KTX 해고 노동자 복직 문제가 등장합니다. 노 의원이 끝내 읽지 못했던 원고 일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 년이나 끌게 만들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공기업의 태도가 12년 동안이나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중재안이 잘 마련되길 바라겠고요, 고 노회찬 의원의 말대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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