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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평창 폐막 뒤…'애물단지' 시설물에 주민만 불편

입력 2018-07-23 22:21 수정 2018-07-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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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한 지 다섯 달이 됐습니다. 올림픽 개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 뒤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도로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고, 주요 경기장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강릉역과 맞닿은 공터에 차량 수백 대가 주차돼있습니다.

검정 SUV와 회색 승합차가 대부분입니다.

입구에는 '일반 차량은 진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만 걸려있습니다.

제 뒤에 있는 이 넓은 주차장에는 같은 회사 차로 보이는 승용차와 승합차 수백 대가 세워져 있는데요.

이곳 주민들조차 저 차들의 정체를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저희가 직접 내려가서 이 차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오랫동안 세워져 있는지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민들은 올림픽 폐막 직후부터 계속 서 있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문철수/주민 : 그 상태로 여태까지 올림픽 끝나고 그대로 있어요. 무슨 뭐 다른 문제가 있나, 처리 안 해도 되는 건가.]

가까이에서 확인해보니 창문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대회 개막에 앞서 국내 자동차 업체가 후원했던 차들입니다.

주로 선수단 이동과 의전에 활용됐는데, 폐막 이후 한 중고차 판매 업체가 차량을 인수해 인터넷에서 판매 중입니다.

해당 부지는 올림픽 기간이 이후 개발될 계획이었지만, 차량 판매가 늦어지면서 중고차 업체가 점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 : 역세권 개발 용역을 진행하고 있어요. 조사가 12월 이전에 나올 것 같은데… (차량은) 원래 올림픽 끝나고 다 팔릴 것으로 예상했나봐요. 그게 안되니까.]

아무런 안내 없이 넉 달 넘게 폐쇄된 도로도 있습니다.

대회 기간 사용된 셔틀버스 전용차로입니다.

조직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만들어 한시적으로 쓰다가 폐막과 동시에 막아놨습니다.

셔틀버스 전용도로의 입구 쪽입니다.

이렇게 아래를 보면요, 별다른 설명 없이 위험하기 때문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시만 있습니다.

이렇게 막아놓은 시간이 길어지면서 도로는 사실상 주차장으로 전락했습니다.

운전자들은 멀쩡한 도로를 놔두고 좁을 길을 지나가거나, 잘못 진입해 위험하게 빠져나오기 일쑤입니다.

[(이 길 원래 길인 줄 알고 계셨어요?) 아니 모르고 왔어요. 난 이제 여기로 나가려고 했어요.]

강릉시는 최근에서야 조직위로부터 도로를 이관받았으며, 관계 기관과 도로 확장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강릉시 관계자 : 이게 결정이 안 됐으니 아직 시작도, 설계도 안 됐는데. 우리는 설계하고 이러다 보면 시간이 1년 6개월 걸릴 수도 있습니다.]

강릉 시내 공원에 3월부터 방치돼있던 2층짜리 컨테이너도 이달 들어서야 철거됐습니다.

주한페루대사관과 페루관광청이 홍보관으로 사용하던 시설물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민원이 이어진 것입니다.

[뭐 화분 몇 개 있고, 아무것도 없었어. 보기 좀 흉하잖아요. 그래서 저것을 철거했으면 하는 얘기를 많이 했었죠.]

강원도 의회에 따르면 올림픽 주요 경기가 열렸던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하키센터 등은 아직까지도 사후 관리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이들 시설에 대한 관리위탁 비용으로 매년 수십억 원의 세금이 쓰일 예정입니다.

조직위원회와 기업, 기관들은 올림픽 개막에 앞서 각종 지원을 쏟아냈는데요.

그중 일부는 부실한 계획과 관리에, 지역의 애물단지로 변했습니다.

불편을 겪는 주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화면출처 : 페루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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