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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노회찬 의원, 유서에 "돈 받았지만 청탁과 무관"

입력 2018-07-23 17:34 수정 2018-07-2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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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오늘(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동안 드루킹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던 노 원내대표는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노 원내대표 사망 소식과 특검 수사 전망을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오전 9시 30분에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입니다. 여야 원내대표들과 함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어제 오후 귀국한 노회찬 원내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서면으로 삼성전자 백혈병 환자 문제와 KTX 승무원 복직문제에 대한 환영 논평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숨진 채 발견이 된 것인데요. 경찰에 따르면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 한 아파트 현관 근처에 쓰러져 있는 노 원내대표를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를 한 뒤 경찰 지시에 따라 맥박을 확인했지만 이미 숨진 후였다고 합니다.

[아파트 주민 : 인공호흡을 하고 있더라고. 하고 있는데 반응이 없었어. 사람을 인공호흡을 해도 깨어나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쪽에서 거적을 덮고 폴리스 라인을 치고. 뭐 이렇게 비상조치를 취하고.]

해당 아파트는 노 의원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아파트 17, 18층 계단에서 노 의원의 신분증이 든 지갑이 든 외투를 발견했습니다. 현장 검안을 진행한 경찰과 국과수는 추락사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시신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안치가 됐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5당 원내대표와 미국으로 향하기 전 들른 곳은 15년째 단골인 이발소였다고 합니다. 1920년대 개업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인데요. 이발사는 "머리 깎을 날도 아닌데 왜 왔냐"라고 물으니 "미국을 간다"라고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는데요. "뭐가 요즘 안 좋냐"라고 물었을 때 "별 거 아냐. 해결될 거야"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는 노 의원의 사망 소식에 "수치심에 뛰어내리지 않았겠냐. 살아서 싸워가지고 이겨야지"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정의당은 갑작스러운 비보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정확한 사태를 파악하고,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가졌습니다. 그동안 노회찬 의원은 인터넷 포털 댓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노 의원은 줄곧 강하게 의혹을 부인했고 사흘 전 미국 현지에서도 "어떠한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조사를 한다고 하니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진실을 밝히겠다"라고 적극 해명했습니다.

드루킹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이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노 의원 측에 약 5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노 의원과 고등학교 동창인 도모 변호사가 드루킹 일당과 노 의원의 만남을 주선을 했고,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노 의원에게 직접 2000만 원을, 노 의원의 부인 운전기사를 통해 30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특검은 도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노 의원에 대한 수사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박상융/드루킹 특별검사 특검보 (지난 19일)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도모 변호사가 특정 정치인에게 기부를 하는데 깊숙이 관여했다는 혐의입니다. (강연의 대가로 강연료를 지급한 거라고 주장할 수 있는데 특검에서는 그게 강연료가 아니라 기부금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정치자금으로 저희는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도 변호사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앞서 2016년에도 검찰은 드루킹 측이 돈을 인출한 것은 맞지만 노 의원에게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종결한 바 있었는데요. 그러나 노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긴 글에서는 "금전은 받았지만 드루킹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노 원내대표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신변을 비관하고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도 변호사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해 보강 수사를 벌여왔는데요. 노 의원에 대한 수사망도 좁혀가던 중이었지만 당장 압수수색이나 소환 등 강제 수사는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특검 측 설명입니다. 다만 도 변호사가 긴급체포된 이후 노 의원이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특검팀의 관측입니다.

노 의원의 극단적인 선택에 특검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허익범 특검이 긴급 브리핑을 자처하고 "침통한 마음"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허익범/특별검사 : 저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정치인으로 존경해온 분이셨는데. 이런 비보를 듣고 벌써 그립고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이게 적당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유가족에게 드리는 인사라고 생각하시고 받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의 허 특검은 브리핑이 진행되는 동안 세 차례 머리를 숙이며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특검 수사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질문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는데요. 노 의원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노 의원의 사망으로 향후 수사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관련자 소환 조사 시점 등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노 의원이 연루된 사건은 특검의 출범 취지인 포털 댓글조작 사건에서 인지를 해서 확대한 수사였던 만큼 적법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데요. 당장 정의당은 표적 수사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오늘 오후로 예정됐던 도 변호사의 소환 조사를 취소하고 향후 수사 방향을 재설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노회찬 투신 사망…"드루킹 돈 받았지만 청탁 관련 없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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