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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지인 알몸 합성, 신상털기까지…어느 단체 대화방

입력 2018-07-19 11:48 수정 2018-07-19 14:21

800여명 참여 비공개 채팅방서 음란물 공유…아동·청소년 음란물 '다수'
지인 알몸 합성에 신상 유포…전화로 집단 성희롱도
진실의_방아쇠를_당겨라 | 탐사보도스토리_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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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여명 참여 비공개 채팅방서 음란물 공유…아동·청소년 음란물 '다수'
지인 알몸 합성에 신상 유포…전화로 집단 성희롱도
진실의_방아쇠를_당겨라 | 탐사보도스토리_트리거


"지인 알몸으로 합성해주시면 연락처 드립니다" "지인 능욕해주시면 신상 드려요"
지난 4월, 한 비공개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글입니다. 약 800명이 참여한 이곳에는 지인 사진 수백 장이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트리거는 6월 한 달간 디지털 성범죄 실상을 파헤쳤습니다. 그러던 중 숨겨진 단체 채팅방에 들어가는 초대 링크를 발견했습니다. 알음알음 모여 지인 외모 평가를 하고, 알몸 사진을 공유하고, 연락처까지 주고받는 음란 채팅방이었습니다.

실제 채팅방에 들어가자, 각종 음란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공유된 미디어만 4000개가 넘습니다. 대다수 피해자는 아동·청소년이었습니다. 아동 청소년 음란물은 소지만으로도 처벌을 받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트리거] 지인 알몸 합성, 신상털기까지…어느 단체 대화방


채팅방 참여자들은 소셜미디어에 올려진 지인의 사진을 이용했습니다. 알몸뿐 아니라 성관계를 하는 모습으로도 합성을 합니다. 특히 지인의 이름과 전화번호, 사는 곳, 소셜미디어 주소 등을 밝히며 "메시지를 보내 달라", "전화로 능욕해 녹음해달라"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지인이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등 허위사실까지 덧붙였습니다.

 
[트리거] 지인 알몸 합성, 신상털기까지…어느 단체 대화방


트리거는 전화번호가 유포된 피해자 측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피해자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딸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친구도 못 믿겠다고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아버지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 정도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경찰은 해당 소셜미디어가 해외에 서버를 둔 터라 수사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접근이 힘드니까 그 소셜미디어를 쓰는 것"이라며 "개발자가 러시아인으로 알고 있다. 수사 공조 요청을 해도 정보도 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해외에 서버가 있다는 이유로 수사를 포기하는 건, 범죄를 방관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해외 수사 공조, 채팅방 잠복 수사 등 적극적인 노력의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얼마 전 취재진은 피해자의 아버지와 다시 한 번 통화를 했습니다. 딸이 핸드폰 번호를 바꿨고, 주변을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더 이상의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아버지의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영상을 통해 음란물 채팅방의 실상과 마주하세요.

(기획: 정나래/ 구성: 김승현/ 연출·촬영: 유덕상/ 디자인: 김진엽/ 공동취재: 전영희/ 촬영도움: 이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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