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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보석, 그 뒤엔 숨 막히는 작업장…세공사들의 호소

입력 2018-07-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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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종로에는 귀금속 거리가 있습니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거리 뒤편 공장에서 일하는 '보석 세공사'들은 황산이나 청산가리와 같은 유독 물질에 노출돼 있고 작업을 하다가 심하게 다치기도 합니다. 참다 못한 세공사들이 노동자로서 권리를 인정해 달라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종로의 보석 공장입니다.

금반지를 다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용기에선 황산이 끓고, 한쪽에선 청산가리와 과산화수소를 섞어 폭발시킵니다.

반지 겉면에 붙은 그을음 등을 없애기 위한 작업입니다.

증기가 계속 나오지만, 마스크나 안전 장비는 없습니다.

좁은 작업실엔 창문도 보이지 않습니다.

황산은 1급 발암 물질이고, 청산가리도 치명적 독을 갖고 있습니다.

[19년 차 세공 노동자 : 화학반응 일으키면서 수증기가 확 올라오는데 앞에 있으면요, 칵 막히는 기분이 들어서요. 숨쉬기가 힘들어져요.]

모터를 돌려 보석 광을 낼 때에는 손이 빨려 들어가는 일도 종종 벌어집니다.

하지만 산업 재해 신청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18년 차 세공 노동자 : (손가락이) 모터 끼다가 같이 들어가서… 회사에서는 그냥 아무 이야기 안 하고…]

종로 일대에만 500곳의 보석 공장이 있지만, 근로 계약서조차 제대로 안 쓰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보석 세공사들은 어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런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 회견을 했습니다.

[20년 차 세공 노동자 : 축복을 받거나 사랑하는 사람들 위해 선물하는 반지는 반짝이죠. 그 반짝이는 건 세공 노동자들의 눈물로 이뤄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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