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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산허리 깎아 '태양광 발전'…토사 밀려든 논밭

입력 2018-07-05 21:35 수정 2018-07-06 15:43

눈물 짓는 피해 농민들…지자체는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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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짓는 피해 농민들…지자체는 '나몰라라'


[앵커]

그제(3일) 태풍이 남부지방을 지나치면서 경북 청도의 한 태양광 발전소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만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태양광 발전소들이 산 중턱에 들어서다 보니까 폭우에 취약합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가 피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언덕 위는 돌무더기로, 아래는 모래로 뒤덮였습니다.

지난주까지 논과 밭이었지만, 이제는 그 흔적만 겨우 찾을 수 있습니다.

모내기가 끝난 지 보름이 안된 논도 예외는 아닙니다.

농민은 결국 눈시울을 붉힙니다.

[윤희중/전북 남원시 보절면 : 토사가 이렇게 쌓이면, 자식 같은 농작물이 이렇게 되면 그냥 땅에 주저앉고 싶어요. 진짜 다른 건 진짜 아무런 생각도 없어요 지금.]

최근 일주일 동안 이 지역 누적 강수량은 372mm에 달합니다.

그런데 토사유출 피해가 집중된 곳은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 위해 터를 닦아놓은 부지 주변입니다.

특정 논밭에만 흙이 쌓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농수로가 흐르고 있는데요.

여기처럼 일부 구간에서는 물살이 약해집니다.

그러면 위에서 떠내려온 흙과 모래가 이렇게 쌓이게 되고, 비가 많이 오는 날 옆으로 떠밀리게 되는 것입니다.

농민들은 발전소 시공업자가 나무를 무리하게 뽑고 산을 깎아내렸다고 지적합니다.

[박종구/농지피해보상대책위원장 : 산을 사서 개발행위를 하고 이익을 볼 수 있잖아요. 이익을 보는 것에 대해서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잖아요.]

또 일부 농민들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고 말합니다.

[윤희중/전북 남원시 보절면 : 산림과는 '그거는 도시과에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도시과에서는 안전재난과 소관이래요. 안전재난과에서는 '도시과에서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취재진이 남원시청에 문의해 봐도 대응은 비슷합니다.

[남원시청 안전재난과 : 피해 내용에 대해서는 산림과에서 총괄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남원시청 산림과 : 저희는 산림청에서 점검 나와서 나갔는데요. 도시과는 혹시 연락 모르시죠?]

지난 3일 경북 청도의 한 태양광 발전소가 폭우에 무너지자, 산림청은 전국 80개 태양광 발전소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남원시는 처음에 해당 부지 점검을 요청하지 않았다가, 관련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산림청 측에 연락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 : 그 장소는 애초에는 포함이 안 됐다가, 남원시청에서 요청을 했습니다. 저희한테 좀 봐달라고 해서요. 그거는 포함해서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태로운 곳은 또 있습니다.

충북 청주의 한 마을에서 가동을 앞두고 있는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폭우로 토양 일부가 떠내려오면서 농수로와 논 일부를 덮었습니다.

인근 마을 뒷산에는 8000평 규모의 또 다른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있습니다.

발전소 부지 대부분이 비닐로 덮여 있습니다.

시공사가 긴급 조치에 나서면서 주변 논밭으로 토사 유출 피해가 번지지 않았습니다.

시공사는 일부 피해를 본 땅주인과 보상을 합의했고, 이번 주 안으로 농수로 정비를 끝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주시청 관계자 : 저희가 6월 중순인가 한 번 갔었어요. 그때 시공사랑 얘기는 했고요. 건설교통과에서 피해대책 관련해서 따로 공문을 보냈다고.]

주민들에게 지자체가 내놓은 답변은 '해당 업자와 이야기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태양광 발전 사업을 지자체가 승인하고도 책임을 못 지겠다는 것인데요.

더 큰 문제로 이어지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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