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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남의 돈 사용법', 기억해야 할 것은…

입력 2018-07-05 21:42 수정 2018-07-0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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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 오늘은 여러분께 드리는 몇 가지 질문과 함께 시작을 하겠습니다.

Q. 내가 돈을 낼 때는 남기지 않고 먹는데, 누군가가 사줄 경우엔 '남겨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Q. 집에서는 화장지를 아껴 쓰지만 공중화장실이나 레스토랑에서는 마음껏 사용한다.

Q. 내 돈으로 여행할 때는 되도록 저렴한 항공권을 찾아보지만 출장 경비가 나온다면 비싼 항공권을 구입한다.

내 돈을 쓰기에는 뭔가 아깝지만 남의 돈이라면 조금은 더 써도 될 것 같은 양면적인 감정들을 말하고 있죠.

질문을 던진 사람은 일본의 금융전문가 이즈미 마사토입니다.

그는 진정한 인격이란 내 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서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남의 돈 사용법'은 어떻게 봐야 할까…

어제와 오늘 < 뉴스룸 > 은 국회의원들의 특수활동비 씀씀이에 대해서 자세히 취재해서 전해드렸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그 돈은 누구도 아닌 우리가 건네준 세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세금을 내기 위해서 우리 중의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일하기도 합니다.

국회에는 매년 80억 원 안팎의 특활비가 꼬박꼬박 현금으로 지급되고 있었는데…

부럽다고 해야 할지 기가 차다 해야 할지 모를 기상천외한 일들은 그 안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저히 용처를 알 수 없게 돈을 받아간 뒤에 '용돈처럼 나눠줬다' '골프 칠 때 라운딩비로 사용했다' 이런 증언이 나왔고 '의원들 식비와 경조사비'로…

귀한 아들의 '유학자금' 또는 알토란 같은 '생활비'로…

심지어 누가 받아갔는지 수령인 조차 불분명한 특활비 규모는 3년동안 59억 원입니다.

한 번 해외 순방을 나갈 때 무려 7000만 원의 특활비를 받아간 전직 국회의장의 사례도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한 번 해외 순방에 사용한 그 7000만 원이란…

대학생 열 명의 1년 치 등록금.

취업준비생 125명의 한 달 생활비.

노인 350명에게 돌아갈 기초연금과 맞먹는 액수죠.

더구나 이미 논란이 되었던 국정원 특활비에 더해서 호랑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국회는 정작 국회 특활비의 투명한 집행을 위한 개정안에는 고양이만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데.

앞서 소개해드린 금융전문가 이즈미 마사토는 사람들이 내 돈이 아닌 남의 돈을 두고 행동이 달라진다면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의 선택을 상대방이 모두 보고 있기 때문이며 결국 그는 신용을 잃게 된다는 지적이었죠.

남의 돈 사용법.

인간이라면 어찌할 수 없는 그 양면적인 감정 앞에서 망설이는 의원 나리들이 계시다면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될 것도 같습니다.

모르는 것 같아도, 모두는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우리들 세금을 원없이 쓰다가 감옥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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