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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타는 휠체어 리프트…'장애인 이동권' 현주소

입력 2018-07-0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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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역에 있는 휠체어 리프트를 타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5일) 밀착카메라는 목숨도 걸고 타야한다는 휠체어 리프트, 왜 장애인들이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일렬로 지하철에 탔다가 내립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난 5월부터 이어오고 있는 장애인 이동권 항의 퍼포먼스입니다.

지하철 운행이 최대 13분까지 지연되면서 일부 승객들의 항의도 거셉니다.

[당신들만 인간이야? 인간이냐고 나도 집에 가야 되는데.]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이를 말리는 시민도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한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이 사람들도 일반 시민 아니고 누구냐고요. 이 사람들은 늘 양보를 해야 합니까.)]

장애인들의 단체 시위가 촉발된 건 지난해 10월 발생한 고 한경덕 씨의 사망 사고 때문입니다.

당시 한씨는 휠체어 리프트의 직원 호출버튼을 누르려다 계단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계단 바로 앞에 있는 직원 호출 버튼을 누르려다가 사고가 났기 때문에 현재는 사용을 금지를 해두고 이 앞에 호출버튼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파른 계단을 리프트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은 여전합니다.

한씨 사망 이후에도 장애인들은 해당 리프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강산선/서울 목동 : 호출하고 어떨 때는 막무가내야 막무가내. 아예 안 와. 어떨 땐 호출을 두 번째 할 때도 있어.]

2001년 이후 지금까지 지하철에서 휠체어 리프트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5명. 

갈비뼈나 머리를 다치는 등의 중상자도 많습니다.

지난 2015년 서울시는 모든 역에 엘레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설치되지 않은 곳은 27곳에 달합니다.

리프트는 바닥에서 1m 정도 떨어져서 내려오는 구조입니다.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데요.

걷는 속도보다 더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데도 진동때문에 이 위에 물컵의 물이 출렁일 정도입니다. 

[진은선/서울 마천동 : 심하게 흔들릴 경우엔 몸 자체가 흔들릴 때도 있고 그러면 내가 앞으로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시민들이 올라오잖아요. 그럴 때 핸드폰을 보고 있거나 하면 부딪칠 뻔한 적도 많고…]

리프트를 3번이나 타고서야 승강장에 도착합니다.

계단 앞의 리프트는 올라 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조재범/서울 금호동 : 중간에 서버리면 이제 오도 가도 못하고요.]

공중에 뜬 채 내려가는 것만큼 두려운 건 주변 시선입니다.

[조재범/서울 금호동 : 에스컬레이터 타고 계시는 시민분들이 많이 쳐다보시는 경우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런 시선들이 좀 불편하고…]

실제 광화문역이나 명동역, 충무로역 등 승객이 많은 곳에 리프트가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출근시간 광화문에는 계단에도 사람이 이렇게 많다보니 리프트가 여기까지 펼쳐지면 통행에도 지장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16개 역은 부지확보 문제로 엘리베이터 설치 계획도 없습니다.

이 곳 까치산역에는 승강장보다 한 층 위인 지하 4층까지만 엘리베이터가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역이 깊어 지하 5층에 승강장이 위치해있다 보니 천정이 안정성이 높은 아치형태로 되어있습니다.

이 아치형태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엘레베이터를 신규 건설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게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장애인들은 지난 5월부터 리프트 공간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시위를 이어오고 있지만 주위 반응은 싸늘합니다.

[당신들만 권리가 있어?]

서울시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을 때 까지 시위는 2주에 한 번 계속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시민들이 지하철에 제시간에 타지 못할까 걱정도 많은데요.

하지만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사실,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인턴기자 : 이수형·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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