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용산에 있던 주한미군 사령부가 평택으로 옮겼습니다. 남은 부대들도 떠날 예정입니다. 미군은 떠났지만 부대 안 환경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 앞으로의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바로 옆 지하수 관정입니다.
물탱크 안에 기름이 둥둥 떠다닙니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용산 기지 안에서 84건의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습니다.
1997년 10월에는 디젤 28t이, 2002년에는 항공유 13t이 유출됐지만 별도 조치 없이 하수도로 흘려보냈습니다.
이 외에도 기지 내 탄저균 실험 15차례, 지하수에서 기준치 162배 벤젠 검출, 한강수계 독극물 방류 등 여러 환경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미군이 떠난 뒤 오염된 환경을 정화해야만 이후 부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과정은 험난할 전망입니다.
먼저 '환경오염 조사 및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SOFA 규정에는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오염만 미군이 치유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급박과 실질의 기준이 없어 한·미 간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위해성 평가에 발목이 잡힌 원주 미군기지는 반환된 지 7년이 됐지만 아직 출입도 안 됩니다.
부산 미군기지는 협상에 진척이 없자 우리 국방부가 143억 원을 들여 정화를 했습니다.
정화작업도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경기도 동두천 캠프캐슬은 반환 당시 흙은 기름범벅이고 지하수는 벤젠에 오염돼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 : 기름 때문에 우리가 식수를 못 먹었어요. 기름 냄새가 나니까.]
오염된 흙을 인근 건물에서 정화해 다시 되메우는 작업이 4년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든 예산만 165억원, 모두 국방부가 부담했습니다.
용산기지도 이들과 비슷한 상황을 맞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녹색연합)
(영상디자인 :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