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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참패 후유증' 보수 야권…6월 국회 '빈손' 우려

입력 2018-06-18 19:11 수정 2018-06-1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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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고 나흘이 흘렀지만, 6월 국회는 여전히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그러나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 할 야권은 참패 후유증 탓에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18일) 중앙당 해체 선언까지 했는데, 보수 야권의 내홍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혼돈에 빠진 보수 야권 분위기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지방선거 여당 압승, 야당 참패'라는 쓰나미가 휩쓸고간 자리. 국회는 의장 선출도 못한 채, 여전히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민주당은 "제발 국회부터 정상화 시키자"면서 야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다행히도 자유한국당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반성의 진정성을 가지려면 방탄국회를 즉시 철회하고, 국회 정상화부터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6월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구성 협상이 시급합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금 그 협상에 나설 만한 리더십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실제로 오늘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중앙당 해체"라는 긴급 처방전을 내놨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 오늘부로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시간, 이 순간부터 곧바로 중앙당 해체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김성태 대표 대행은 오늘 크게 다섯 가지의 쇄신책을 내놨습니다.
① 중앙당 해체
② 당직자 전원 사퇴
③ '구태청산 TF' 가동
④ 혁신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
⑤ 당명 변경

방금 들으신 중앙당 해체와 동시에 당직자 전원이 사퇴하기로 했고, 구태청산 TF를 가동하고 외부 인사를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중앙당 해체와 혁신 작업이 완성되면, 당명도 새로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재창당'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중지란에 빠진 자유한국당이 일사불란하게 이 쇄신책을 따라 움직일지는 의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비대위가 아닌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어서 논란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장 오늘 오전에 열린 재선의원 모임에선 김성태 권한대행의 리더십을 놓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첫날 원내대표의 퍼포먼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보여주기식 이벤트 퍼포먼스 이제는 그만하자고요. 맨날 그냥 뭐 보여주기 해가지고 어떻게 넘어갈 생각하고 이렇게 하는데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가 좀 그건 월권을 하는 거예요.]

당 일각에서는 한때 비박계로부터 '친박 8적'으로 불렸던 김진태 의원도 누굴 비판할 입장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어쨌든 '사죄 퍼포먼스'에 대한 진단은 새겨들을 만하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쇄신을 한다"면서 사죄의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썼던 방식을 재탕, 삼탕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대목에서 짤막한 퀴즈 하나를 내보겠습니다. 1번부터 3번까지 똑같이 무릎을 꿇고 있는 사진인데, 시기는 전부 다릅니다.
 
[야당] '참패 후유증' 보수 야권…6월 국회 '빈손' 우려


정답은요? 3-1-2 였습니다. 먼저 3번 사진을 확대해 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사죄 퍼포먼스였습니다.

[새누리당 대구 지역 총선 유세 (2016년 4월 6일) :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더욱 매섭게 꾸짖어 주십시오. 더욱 아프게 매를 들어 주십시오.]

두 번째 시기는 1번 사진입니다. 지난해 1월.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바른정당을 창당했을 때입니다.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 대회 (지난해 1월 24일) : 거짓된 생각으로 나라를 망치는 패권세력들을 극복하고 참된 약속, 참된 생각으로 실천하는 정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참된 약속만 하겠다고 다짐했던 바른정당.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이 자리에 있었던 상당수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죠. 그 주역들이 다시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올랐기 때문일까요. 마지막, 2번 사진입니다. 이미 국민들에겐 식상할 만한 사죄 퍼포먼스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또 등장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참패 사과문 발표 (지난 15일) :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이렇게 자중지란에 빠져있지만, '대안 야당'을 자처했던 바른미래당 역시 내홍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도개혁이냐, 개혁보수냐, 정체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이 한마디로 논란 종식을 시도했습니다.

[김동철/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 바른미래당은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민주당과 반성할 줄 모르는 원조 적폐 정당 자유한국당을 대체하기 위해 숱한 고뇌와 번민을 헤쳐오며 만들어진 중도개혁 정당입니다. 바른미래당에서 원조 적폐 정당인 한국당으로 복귀할 의원 없습니다.]

하지만 당내 지분이 적지않은 유승민 전 대표가 개혁보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은 한동안 노선 투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끝내 정체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전당대회 전이라도 분당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작지 않습니다.

오늘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한 자유한국당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누가 나 좀 꼬집어 줬으면 해
꿈이라면 나를 깨워줬음 해
아님 내가 살 수 없어
이게 진짜일 리 없어 그건 안돼


임정희의 '진짜일 리 없어'입니다. 요즘 자유한국당 의원들 심경이 딱 이럴 것입니다. "이게 진짜일 리 없어" 믿기 힘들 정도로 최악의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선거 참패 이후 자유한국당이 쏟아내는 쇄신 방안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과연 지금의 반성은 진짜일까, 하는 의구심입니다. 오늘은 중앙당 해체 카드까지 꺼낸 자유한국당. "이게 진짜일 리 없다"는 국민적 의구심을 거둬내기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혼돈의 보수 야권…6월 국회 '빈손' 우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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