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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상고법원 맞춤형 로비' 나섰던 양승태 사법부

입력 2018-06-06 18:50 수정 2018-06-0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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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5일) 저희가 속보로 다뤘지만요, 대법원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문건을 공개한 이후에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상고법원을 도입하기 위해서 사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협상카드로 꺼낸다거나, 청와대와 여당에 맞춤형 로비 전략을 세우는 등 정말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법원 내부에서는 자체 고발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인데,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문건 공개의 파장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사법행정 남용 문건을 보면요, 정말 낯이 뜨거워질 정도입니다. 입법·사법·행정이 견제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삼권분립'의 원칙이 양승태 대법원에서는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고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 도입의 최종 결정권자가 VIP. 그러니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라고 판단한 뒤에 전략을 세웁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아야 싸움에서 승리를 할 수 있겠죠.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심리 상태를 분석합니다. 1991년 2월 10일자 일기, 그리고 2007년 펴낸 자서전에서 단서를 찾았는데요. 바로 이거입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6월 25일) :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을 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법원행정처는 박 전 대통령이 바로 이 "배신 트라우마 때문에 3권분립 한 축에 쉽게 신뢰를 주지 않는 성향이 있다"라고 분석을 합니다. 법원행정처가 박 전 대통령이 갖고 있는 이 배신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세운 전략은 바로 "우리가 남이가"입니다.

대법원장의 사법부 운영방안, 그리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의 지향점이 동일하고 또 두사람의 국가관과 국정철학이 유사하다는 점을 내세웠는데요. 박 전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최우선 순위는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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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
2015년 8월 27일

대통령님! 함께 불러주실 거죠?

다음은 경품 룰렛 돌리기!

고맙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8월 27일) : 창조 경제가 성공적으로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게 되고 또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끄는 그런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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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창조경제죠. 법원행정처는 뜬금없이 사법부도 창조경제에 기여하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사법 한류를 추진하겠다"면서 "개발도상국에 사법제도와 시스템을 수출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고요. 이는 '정부 정책의 강력한 추진 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사법부가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관련 재판들을 여러 열거하기도 했는데요.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선동죄에는 중형을 선고했다, 또 전교조 교사의 빨치산 추모제 참석 사건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밀양 송전탑 사건, 그리고 제주 강정 해군기지 사건, 그리고 KTX 승무원 사건 등 20건을 나열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중 19건이 문건 작성 시점 이전에 내려진 판결이기 때문에 재판 거래를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평가를 했는데요. 물론 재판을 두고 거래를 했는지는 법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입증해낼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재판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KTX 승무원 사건처럼 당사자들이 피눈물을 머금는 판결을 사법부가 청와대에 협력한 사안이라고 자화자찬하거나 흥정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만으로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협력사례로 언급한 판결 중 발레오만도 사건이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노조 측이 승리한 1, 2심 판결을 이렇게 뒤집었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2016년 2월 19일) : 피고 상고인 발레오전장 노동조합, 피고 보조참가인,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주식회사(옛 발레오만도). 주문,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파기 환송판결, 2016년 2월 19일에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언급된 해당 문건이 작성된 시점은 선고 6개월 전인 2015년 7월 31일입니다. 대법원 스스로도 추후 대법원 선고 예정이라고 밝힌 사건을 대법원은 청와대에 협력한 사례라고 거론을 한 것입니다.

법원행정처는 또 상고법원에 부정적인 우병우 민정수석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발상의 전환'이라며 우회전략을 세웠는데요. 바로 비서실장과 정무특보들을 겨냥해 개인별 맞춤형 접촉·설득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병기 비서실장과 주호영, 윤상현 정무특보 각각의 성향을 토대로 설득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이 비서실장 "권위적이지 않고 경청하는 스타일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상고법원의 필요성과 시급성 강조"키로 했습니다. 그리고 주호영 특보, 판사 출신인 만큼 "상고법원에 우호 세력으로 포섭하겠다"며 "키맨 역할을 수행하기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윤상현 특보 "VIP에게 누나라고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다", "자기 과시욕이 강해 '절실하다'라고 부탁할 경우 자기 과시 차원에서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15년 8월 6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오찬 회동 후에는 구체적인 전략도 또 만들어집니다. 우병우 민정수석을 설득하기 위해 검찰 선배이자 같은 영주 출신인 이명재 전 검찰총장을 중재자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을 세웁니다.

그리고 법무부와는 서로 윈윈하기 위해서 법무부 구미에 맞는 회유책을 검토하기도 했는데요. '빅딜 카드'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 게 바로 "영장 없는 체포 활성화"입니다. 이는 유신 시절 긴급 조치 9호의 핵심이죠. 인권 침해의 대표 사례로 뽑힙니다. 결국 사법부가 국민의 기본권까지 거래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양승태 사법부의 민낯…낱낱이 드러난 ' 사법농단' 의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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