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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통령 사진 속 뒤집힌 태극기?…확인해보니

입력 2018-05-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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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국 공사관 (미국 워싱턴) 현지시간 지난 22일 >

[앵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공사관입니다. 19세기 말 대한제국이 쓰던 공간인데 113년 만인 올해 복원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걸린 태극기를 두고 '뒤집혀서 걸렸다'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국기법'의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이 사실일지 한번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또 이어서 태극기를 둘러싼 여러 사실들을 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오대영 기자, 상황을 먼저 좀 자세히 설명을 해주실까요?

 

[기자]

국기를 거는 방법은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에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이것을 세로로 걸 경우에 '건곤감리' 중에서 '건(≡ )'괘가 오른쪽 상단에 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복원된 대한제국공사관에는 '건(≡ )'이 왼쪽 하단에 있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돌려야 하는데, 반시계방향으로 돼 있다', 그래서 '규정에 어긋난다'는 주장입니다.

[앵커]

정말 규정과 다르기는 하네요. 그런데 왜 이런 방식으로 걸어둔 건가요?

[기자]

19세기 말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입니다.

대한제국공사관은요, 1889년에 지어졌습니다.

이것은 1893년에 찍힌 사진입니다. 1910년에 일제에 빼앗겼고 그 뒤에 소유권이 떠돌다가 2012년 우리 정부가 다시 샀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복원을 끝내고 우리 시간으로 어제, 미국 시간으로 그제 개관한 모습입니다. 

복원 과정에서 자문을 맡았던 역사학자 설명 들어봤습니다.

[목수현/명지대학교 기록과학정보전문대학원 객원교수 : 다행히 (당시) 사진이 있어서 사진에 있는 태극기 재현을 되게 공들여서 한 거거든요. 크기나 비례 같은 것은 당시 사진에 있는 걸 최대한 재현하되, 색채는 현대적인 태극기를 좀 감안해서 (만들었습니다.)]

대한제국 때는 태극기 게양 규정이 없었습니다.

현재의 기준으로 19세기의 모습을 판단하다보니까 이런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태극기의 방향을 놓고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기자]

네. 지난해 12월에도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충칭시에 있는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습니다. 바로 이 사진인데 이를 두고 "국가 상징 태극기를 거꾸로 달았다"라는 주장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임시정부가 쓰던 태극기는 지금의 태극기와 다르게 이렇게 생겼습니다. 

역시 현재 기준으로 과거를 판단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같은 태극기 모습이 정해진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기자]

광복이 된 이후인 1949년입니다.

태극기는 1882년 처음 만들어졌다는 게 정설입니다.

이듬해에 고종이 반포를 했는데, 이 때 공식 도안은 남아 있지가 않습니다.

1900년대 이르러서 문헌을 통해서 확인되는데 대한제국국기는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태극 무늬와 4괘의 위치가 지금과 대체로 같습니다.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 진영과 민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썼습니다.

1942년에 임시정부는 '건곤리감' 순으로 통일을 해서 반포했습니다.

1948년 정부수립식까지 이 태극기가 걸렸습니다.

1949년 정부는 '국기시정위원회'를 만들어서 현재와 같은 '건곤감리' 형태로 확정을 했습니다.

[앵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모양이 달라졌다가 광복 이후에 지금 모습이 됐다 라는 것이군요.

[기자]

그래서 역사학자들은 한국의 근현대사 과정에서 태극기의 형태가 하나로 처음부터 통일이 되어서 쭉 이어져오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말을 합니다.

다양한 태극기를 통해서 우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앵커]

네. < 팩트체크 >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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