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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참관단, 중국서 '경제건설 해법' 모색…미국 겨냥 밀착 과시

입력 2018-05-24 15:40

11일간 베이징·시안·상하이·닝보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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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간 베이징·시안·상하이·닝보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 체험

북한 참관단, 중국서 '경제건설 해법' 모색…미국 겨냥 밀착 과시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11일간 이어진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의 방중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회동의 성과물이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이 아닌 경제 건설 총력 노선을 선언한 상황이라 이번 북한 참관단의 방중은 중국의 개혁개방에 따른 경제 발전을 보고 향후 접목 가능성을 타진하는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북한 참관단의 방중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방식 등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뤄져 북한이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과시하며 밀착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박태성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끄는 참관단은 방중 기간 중국의 주요 도시와 일대일 매칭을 통해 경제 개발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농업과 교육, 과학기술, 인문 분야의 대규모 경협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陝西)성을 방문하며 북중간 우호가 긴밀하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내달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중국 또한 북한 비핵화와 종전 및 평화 협정 체결 과정에서 한국, 미국, 북한과 함께 4자 체제에 포함되길 강력히 원해, 시 주석과 각 성의 당서기들이 북한 참관단을 만나주는 등 초특급 예우를 통해 '중국 역할론'이 살아있음을 의도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이번 참관단의 방문은 북중 정상의 두 차례 회동에 따른 경협 모색과 더불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협상에서 수세로 몰림에 따라 중국과 밀착해 협상의 균형추를 맞추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참관단이 시안에 왔을 때는 시내 교통 통제가 너무 심해 엄청난 거물이 왔다며 사람들이 수군거렸을 정도"라면서 "중국 또한 이번 참관단의 환심을 사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전했다.

이런 북한 참관단의 의도는 중국 내 시찰 동선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북한 참관단은 14일부터 16일까지 베이징에서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촌 과학원 문헌정보중심, 농업과학원 문헌정보중심을 둘러봐 북한이 IT 등 과학기술과 농업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원한다는 점을 내비쳤다.

17일에는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시안(西安)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 참관단이 중국의 개혁·개방 현장보다 시안을 먼저 찾은 것은 시 주석 고향을 방문해 북중 관계의 밀착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19일에는 중국 발전의 상징인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살펴봤다.

21일에는 저장(浙江)성을 방문해 중국 개혁개방의 경제 발전 성과에 대한 노하우 습득에 나섰다.

저장성 성도(省都)인 항저우(杭州)에는 중국 최대 IT기업인 알리바바가 있어 북한 참관단이 견학과 더불어 마윈(馬雲) 회장도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

23일에는 저장성 닝보(寧波)시를 둘러보며 북한 나진과 닝보를 잇는 운송로 재개 등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닝보시는 2016년 4월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 12명이 남성 지배인과 함께 집단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라는 이번 방문을 통해 북중 우호 관계를 다시 한번 과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중국도 노동당 참관단에 농업과 과학기술, 인문 분야의 대규모 협력을 제안했다.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북한 참관단을 만나 농업, 교육, 과학기술, 인문 등의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경제 발전을 위해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과 베트남식 발전 모델을 비교해 경제 재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성 부위원장도 시 주석과 면담한 자리에서 "중국의 경제건설과 개혁개방 경험을 학습하기 위해 중국에 왔다"며 중국식 발전 모델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중앙(CC)TV는 북한 참관단의 이번 방중 성과에 대해 "북한이 새로운 전략 노선에 따라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주력하고 있어 이번 참관단이 방중 기간 보고 배우는 것은 사회주의 건설에 도움이 된다"면서 "또한 신시대 요구에 따라 북중 전통 우의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 양국에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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