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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홍준표, 트럼프에 북핵 공개 서한…지방선거 전략?

입력 2018-05-17 18:57 수정 2018-05-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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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앵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오늘(17일) 그 내용을 기자들한테 공개했는데, 강경한 요구들이 상당수 포함돼서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홍 대표가 밝힌 백악관 공개 서한의 내용, 또 그 정치적 배경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홍준표 대표는 오늘 편지를 하나 공개했습니다. 수신자는 미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CIA 그리고 미 국무성, 미 의회에도 보낸다고 했습니다.

모두 7가지의 요구 사항을 담았습니다. PVID 원칙 견지, 비핵화 완료 후 보상, 비핵화 완료 후 체제 보장, 주한미군 감축, 철수 거론 불가, 북한 비핵화 용어 사용, 북한의 국제 범죄행위 중단 요구, 북한 인권문제 제기 등입니다. 그러니까 홍준표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면, 이 7가지는 확실하게 지켜달라"는 요청을 한 겁니다.

사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에, '홍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렸죠. 그러니까 '홍 트럼프'가 진짜 트럼프에게 공개 서한을 띄운 셈인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평소 인식은 이랬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해 4월 26일) : 트럼프 대통령은 저보다 좀 무지막지하죠. 저는 그래도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합리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편이지만 우리 트럼프 대통령 보면 일본 말로 하면 '무데뽀'라고 그런 느낌을 줍니다. 상당히 과단성 있는 지도자라고 봅니다.]

"좀 무지막지 하기는 하지만, 과단성 있는 지도자다"… 네, 대체로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이 발언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달라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0일) :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이것(미국인 석방)도 일부지만, 한반도 전체를 비핵화하는 때일 것입니다.]

네, 바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입니다. 홍 대표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 이런 조언을 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이번 정상회담은 물론 앞으로 모든 대북 협상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런 요청은 홍 대표가 주문한 7가지 원칙에도 포함이 돼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홍 대표가 요구한 것들 가운데 상당수가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장과 유사합니다. PVID 원칙, 비핵화 완료 후 보상, 체제 보장 이런 것들이죠. 두 사람 이야기를 잇달아 들어보겠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13일 / 화면출처 : 미 abc) :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 이게 반드시 먼저 이뤄져야 하는 거죠?) 맞습니다. 어떤 보상이 흘러들어가기 전에 그것(PVID)이 이행돼야 할 문제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PVID 원칙을 반드시 견지하여 달라는 뜻을 전하려고 합니다. 비핵화 완료 후에 보상이라는 기존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그런데 이런 '볼턴 닮은꼴' 주장은 북미 정상회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볼턴 보좌관의 실명까지 적시하면서 PVID 방식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오히려 북한의 더 큰 반발만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홍 대표는 정치적 손익과 관계 없이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혹의 눈초리도 없지는 않습니다. 백악관에 보내는 공개 서한이라는 형식 자체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을 노린 전략이라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지방선거 하루 전날 열리게 되는 북미 정상회담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홍 대표는 경남지사 선거에 자신의 재신임까지 내걸은 상황이죠. 그 어느 곳보다 경남 선거에 사활이 걸린 겁니다. 홍 대표가 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연일 공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1일) :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 경남도청 들어가겠다고 지금 설쳐대고, 이게 나는 정상적인 정부로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격을 받고 있는 김경수 후보는 오히려 "홍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들어보시죠.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 (지난달 25일) : 홍준표 대표께서 경남 선거를 지면 본인의 진퇴를 걸겠다고 하시더니, 김경수 죽이기에 나섰습니다. 제가 죽고 있습니까? (아니요!) 오히려 거꾸로 더 맷집이 탄탄해지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경수 후보는 오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민주당 의원이 대거 참석해서 세 과시를 제대로 했습니다. 김경수 후보 주장대로라면, 홍준표 대표 덕분에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 입장에서는, 경남 지사 선거에서 자꾸 홍준표 대표 이름이 거론되는 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김태호 후보가 그런 속내를 언뜻 내비친 적이 있습니다.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 (지난 8일) : 오히려 홍준표 대표에게 자유한국당 맡기지 마시고 본인이 자유한국당을 맡으시는 게 보수를 지킬 수 있는 방법 아니냐…]

[김태호/자유한국당 경남지사 예비후보 (지난 8일) : 너무 많이 나가셨습니다. 우리 김경수 후보님의 그런 걱정을 진짜, 진짜 잘 받아들여야 될 거 같습니다.]

오늘은 백악관에 공개 편지를 쓴 홍준표 대표에게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 가슴 가득가득한 사연


네, 윤상의 '편지를 씁니다' 입니다. 홍준표 대표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담은 공개 편지를 썼습니다. 수신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죠.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강도 높은 주문도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죠. 민주당에서는 "외교 망신. 돌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홍준표, 백악관에 북핵 공개 서한…민주 "외교 망신"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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