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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인터뷰] 북한식당 지배인 "국정원 지시대로 탈북"

입력 2018-05-10 23:04 수정 2018-05-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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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인터뷰] 북한식당 지배인 "국정원 지시대로 탈북"

2016년 4월 7일, 중국 닝보에 위치한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지배인과 종업원 13명이 귀순했다. 통일부는 "모두 자유의사로 왔다"고 밝혔다. 기획 탈북이냐 자유 탈북이냐 논란이 뜨거웠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누구도 이들을 만날 수 없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은밀한 제보를 바탕으로 13명을 추적했다. 2년의 침묵이 말해주듯, 인터뷰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진실을 밝혀달라는 허 지배인의 요청에 따라, 방송 인터뷰 요약문을 공개한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지배인과 여종업원 모두 자유의사로 왔다고 진술했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 본인 소개를 직접 한다면?

    2016년 4월 7일 대한민국에 들어 온 집단 탈북사건의 당사자이며 종업원을 데리고 온 중국 주재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입니다.

 
  • 해외 주재 북한 시당 지배인은 어떤 역할을 하나?

    지배인이 조선 측 대표로 중국 측 대표와 합작으로 식당을 열게 됩니다. 실질적으로 사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 지배인의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출신 성분이 좋아야 합니다. 북한에서는 출신 성분 중요하게 봅니다. 평양 외국어 대학을 졸업해야만 해외를 나갈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북한 엘리트, 고위급 간부 자식들은 다 제가 다녔던 평양 외국어대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 종업원의 조건은 무엇인가?

    지배인과 비슷합니다. 집안이 당에 충실했느냐. 죄 지은 사람 없느냐. 친일파 없느냐. 이런 성분을 가지고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신분들에 한해서만 뽑습니다.


  • 국정원 직원을 처음 만난 게 언젠가?

    처음 연계한 게 2014년 12월 초일 겁니다.


  • 국정원에 협력한 계기는 무엇인가?

    제일 영향을 미친 게 장성택 처형입니다. (장성택 처형 때) 북쪽 엘리트 숙청 당했는데 (그 일로) 동창을 다섯 명 정도 잃었습니다. 당에 충실한 사람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재판도 없이 반역했다고 누명을 씌워 처단하는 걸 보고 제가 반감을 품게 됐습니다.


  • 국정원 직원과 처음 대면한 상황을 설명해 달라.

    상해 허름한 모텔에서 봤습니다. 캐리어를 열더니 대형 태극기를 꺼냈습니다. 태극기를 꺼내고 서약서를 꺼내더라고요. 대한민국을 위해 끝까지 충성할 것 이며 맹세하며 싸우겠다는 걸 서약하게 했습니다. 서약을 하고 태극기 들고 사진 찍었습니다.


  • 맨 처음 탈북을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제가 2년 동안 국정원 정보원 역할을 했는데 당시 제가 신분이 탄로나게 됐습니다. 돈 1억을 주지 않으면 대화내용을 북한에가 주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국정원에 SOS를 보냈습니다. 탈북 시기는 모르겠다, 좌우지간 시간 문제다, 그러니까 준비해달라.

 
[스포트라이트 인터뷰] 북한식당 지배인 "국정원 지시대로 탈북"
 
  • 왜 종업원을 데리고 왔나?

    원래는 제가 사랑하는 애인과 같이 오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조용히. 원래 그렇게 계획했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직원이 무조건 같이 오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준한 작전이고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큰 작전이 있다고 도와달라고 사정했습니다.


  • 종업원을 데려 오라는 요구에 뭐라고 답했나?

    제가 그 많은 사람 데리고 가면 북쪽에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피해를 보겠습니까. 그래서 담보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같이 오지 않으면 (저를) 북한 대사관에 신고하겠다고 (협박) 했습니다. 또 대한민국 들 어오면 무공 훈장을 주고 국정원 (직원으로) 같이 일하자고 했습니다. 원하는 걸 다 준다고 했습니다.

 
  • 집단 탈북 당시, 종업원에게 뭐라고 말했나?

    그냥 숙소를 옮긴다고 했습니다.


  • 말레이시아로 가는 건 본인 생각인가?

    저도 솔직히 말레이시아 가는 건 국정원이 알려줘서 알았습니다. 그래서 4월 3일에 국정원 전화를 받고 계획이 바뀌어서 부랴부랴 종업원 22명 쿠알라룸푸르행 티켓을 예약했습니다. 그래서 티켓을 이메일로 보내줬고요 국정원에.


  • 4월 7일 입국했는데 왜 이 날이었나?

    원래는 계획을 5월 30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4월 3일 밤에 전화가 와서 긴급 상황 발생했는데 4월 5일 무조건 출발하라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준한 작전이고. 대통령이 다 기다린다 이 소식을. 자기 국정원 윗분들이 이 작전 때문에 정말 다 기다리고 있다는 거. 그리고 이 작전이 실패하는 날에는 자기는 물론 국정원에 숱한 간부들이 다 잘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저보고요. 네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애국이라고 했습니다.


  • 왜 일정을 갑자기 당겼는지 알고 있나?

     (국정원 직원이 말한) 작전이 무슨 대북 제재, 북을 공격하는 큰 작전인지 알았더니 (와서 보니) 총선 선거를 이기겠다고 조작한 사건이었습니다.

 
[스포트라이트 인터뷰] 북한식당 지배인 "국정원 지시대로 탈북"
 
  • 총선용 작전이라는 건 어떻게 알게 됐나?

    제가 물어봤습니다. 언론에 (우리 탈북 사진) 언론에 왜 공개헀고, 목적이 뭐냐고. 그랬더니 민주당은 종북 세력이다 그래서 그걸 (민주당) 이기려고 자기네(국정원)가 공개했다는 겁니다. 저한테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 총선용 작전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심정은?

    어떻게 자기 당권 이기겠다고 이렇게 비열한 사건을 꾸미나.

 
  • 2년 전 사건이다. 지금 폭로하는 이유가 뭔가?

    (국정원 직원이 보상을)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탄핵당해서 국정원이 복잡하다 그러니까 기다려라. 문재인 대통령 빨갱이가 대통령이 돼서 안 된다는 겁니다. 새누리당이 다시 정권 잡을 때까지 못 기다리냐, 이러는 겁니다. 그다음에 제가 속은 걸 알았습니다. 솔직히 저도 힘들었고 제가 그땐 애국이라 해서 국정원에 속아서 이 사건을 주도하게 됐는데 지금에 와서는 양심적인 가책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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