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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정인 "미국 내 북미회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 많아"

입력 2018-05-07 21:46 수정 2018-05-08 02:43

북·미회담 '워싱턴 기류'는? 문정인 특보
"회담 일정, 마지막 조율 중인 듯. 시간보다 장소 문제"
기고문서 '주한미군' 언급, 어떤 취지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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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워싱턴 기류'는? 문정인 특보
"회담 일정, 마지막 조율 중인 듯. 시간보다 장소 문제"
기고문서 '주한미군' 언급, 어떤 취지였나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곧 발표한다던 북·미 회담 장소와 일정이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죠. 또 미국에서는 테이블에 올릴 메뉴로 핵 말고 다른 것까지, 예를 들면 생화학 무기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러자 북·미 회담이 그동안의 기대와 다르게 좀 삐걱대는 것 아니냐는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오늘(7일) 모실 분은 최근에 뉴스의 인물이 되시기도 하셨습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입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여러 인사들을 만나고 바로 어제 귀국했습니다. 미국 내 분위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이 문제는 흔히하는 말로 '클리어하게' 해 놓고 지나가야 할 것 같아서 질문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평화협정 체결 뒤에는 한국에서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이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씀하셔서 기고문에 이렇게 내셨는데 논란이 좀 많이 됐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좀 민감한 시기에 앞서가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느냐'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어떤 취지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였습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앞서간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기고문에서 했던 얘기는 평화협정이 만들어지면 북한의 비핵화도 이루어지고 북한과 미국 사이의 외교정상화도 이루어질 텐데 그러한 상황이 되면은 한국과 미국에서 주한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올 것이다.]

[앵커]

원론적으로 사실 제기될 만한 문제이기는 하죠.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물론이죠. 그래서 그거에 대한 '대비를 하라'고 하는 뜻에서 제가 그런 글을 썼던 것인데, 그게 왜 '주한미군 철수론자'로 이렇게 환치가 됐는지 저는 이해는 잘 안 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사실 그렇습니다. 전에 주한 미 대사를 했었죠. 버시 바우 대사라는 분이 저보고 그 글 읽고 나서는 그것을 차라리 평화협정이 맺어진 후에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에 대한 문제제기들이 많을 텐데 그것을 어떻게 정당화시킬 수 있는가, 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그런 문장으로 바꿨으면 훨씬 나았을 거 아니냐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버시 바우 대사의 조언에 저는 동의를 합니다.]

[앵커]

그 기고문은 쓰신 지가 좀 된 겁니까? 아니면 직전에 쓰셔서 내신 겁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게 27일날 판문점에서 만찬 끝나고 돌아왔는데, 28일날 아침에 '포린 어페어스' 편집국장이 저에게 '쓸 수 있냐'고 부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28일 저녁부터 29일 쓰고, 제가 30일날 미국을 갔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쓴 것은 급하게 쓴 거였습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그 부분에 있어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통해서 좀 '문 특보에게 얘기를 넣었다', 이런 보도도 나왔습니다. 어떤 얘기였습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 얘기는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결과로 나온 것이지 평화협정과 직접적 관계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주지하고 혼동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메시지였습니다. 대통령님 말씀에 저는 동의하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 정도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렇게 하겠습니다.]

[앵커]

당사자께 당연히 들어야 될 얘기였기때문에 질문을 드렸는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군대 문제는 테이블에 없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뭐라고 얘기했냐 하면 '돈은 아끼고 싶다. 거기에서 3만 2000명이 가 있는데…' 이 얘기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군 감축을 해서 돈을 아끼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예를 들면 '방위비 분담금을 더 한국에 요구해서 미국 돈을 아끼고 싶다', 이렇게 해석을 해야 하는 거겠죠?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적인 외교 정책의 방향은 이거였죠. 그러니까 우선 아메리칸 퍼스트. 미국 제일주의 원칙에 따라서 해외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감축을 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거든요. 그렇게 하면서 미국 예산도 이제 줄여나가겠다. 한국 같은 경우는 3만 2000명은 아니고 한 2만 8000명 정도가 있는데, 한국에서 계속 주한미군을 주둔, 유지하려고 하면 그에 상응하는 방위비 분담을 증액시켜라. 지금 협상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는 우리가 부담하는 게 매년 거의 9400억 정도 되니까 적은 돈은 아니죠.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충분히 합리적으로 미국과 한국 사이에 합리적인 방위비 분담 합의가 나올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워싱턴에 가셔서 한 일주일 동안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셨습니다. 거기에는 예를 들면 흔히 얘기하는 '강경파'도 있을 수 있고 전반적으로 북·미 회담을 어떻게 전망들을 하고 있던가요? 들리는 얘기로는 좀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해서요.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비관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한 80% 이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많습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상당히 많습니다.]

[앵커]

그건 예를 들면 '강경파'든 '온건파'든 상관없이요?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관계없이요. 그러니까 두 가지 이유에서 회의적인데요. 한 가지 이유는 '북한을 믿을 수 없다'라고 하는 것은 강경, 온건에 관계없이 '과거의 행태로 봐서 북한을 믿기가 어렵다'라고 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협상을 별로 해보지 않았지 않는가. 그래서 '외교적으로 북한 핵협상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가'라고 하는 회의감이 좀 있고요. 그와 관련돼서 가령 이란 핵협상 같은 경우에는 미국이 상당히 오랜 시간 준비를 했고 그와 관련된 문건만도 거의 10만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할 정도인데,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그렇게 아주 세밀하게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상에 나가니까 우려가 된다는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여간 제가 뉴욕에서 미국 외교협회, 그다음에 워싱턴에서는 아틀란틱카운슬 그리고 뉴욕에서는 콜롬비아 대학, 헨리 키신저 박사도 만났습니다마는 많은분들이 '조금 우려가 된다', 이런 입장을 많이 표명을 하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미국 정부 내 강경파든 아니면 바깥에 보수적인 인사든 상관 없는데, 트럼프에 지속적으로 이러한 회담에 대한 우려 이런 것들을 전달하고, 트럼프는 그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보십니까? 다시 말하면 며칠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매우 쾌도난마처럼 나갔었기 때문에 그런데 요즘 들어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이 결국은 트럼프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죠. 제가 미국 쪽에서 들은 얘기인데 우리 특사단이 워싱턴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장을 전달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당시 참모들은 상당히 그것을 반대를 했답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초청장을 보낸 것 같은데 그것을 덥석 받는 게 좀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부시 행정부, 오바마 행정부가 왜 북한 핵문제를 못 풀었는 줄 아느냐. 참모들 말 열심히 듣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그래서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 그렇게 해서 아주 흔쾌히 초청장을 받고 5월 내에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라고 하는 그 입장을 표명했대요. 그렇기 때문에 참모들이 역할을 하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다', 그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일종의 패턴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건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큰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까지 예를 들면 트럼프의 말대로라면 회담의 장소와 일자가 사실은 지난주에 얘기가 나왔어요. 트럼프의 얘기처럼 된 건데 이번 주까지 지금 넘어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지난 금요일이죠. 백악관 관계자하고 저녁 식사를 했었는데, 제가 그 친구한테 물어봤어요. 그래서 왜 장소, 시간이 안 나오느냐 그랬더니, 거의 다 돼 있고 발표의 문제인데 다음 주 초 그러니까 오늘, 내일 사이죠, 발표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얘기를 하면서… 그런 얘기를 하기 때문에 백악관 자체는 돼 있는데 마지막 조율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 때문인 것 같은데 아마 그건 시간보다는 장소가 이제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앵커]

장소 말씀하셨으니까 이렇게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측이 트럼프의 얘기를 상당 부분 다 수용해서 큰 약속을 한다면, 그것은 판문점으로 정할 수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싱가포르다. 그것은 트럼프 말마따나 회담 중간이라도 이거는 아니다 싶으면 박차고 일어나서 나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 판문점은 안 그렇지 않느냐. 여러 가지 상징성이나 이런 것 때문에. 그래서 만약에 싱가포르로 결정되면 북·미 간의 어떤 사전 회담이 잘 안 된 거라고 봐야 될까요, 완벽하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으로 봐서는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판단이 서면 정상회담 지금이라도 안 할 겁니다.]

[앵커]

아예 시작도 안 할 것이다.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것은 또 일반적으로 정상회담이 그렇습니다. 정상회담은 성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실패하기 위해서 하는 회담은 아니니까요.]

[앵커]

더더군다나 이렇게 어찌 보면 굉장히 역사적인 회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래서 제가 워싱턴 관계자에도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정말 우리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말씀을 하셨지만 판문점이 최적의 장소다. 그 이유는 역사적 의미가 있고 지금 분단과 소위 전쟁과 종전, 이 모든 게 이루어진 게 지금 판문점이기 때문에 거기서 하는 게 제일 바람직한 것 아니냐. 그리고 판문점에 왔을 경우에는 북·미회담도 열릴 수 있지만 그것이 끝난 다음에 모든 게 잘되면 남·북·미도 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종전 선언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고 그러면 북한의 비핵화도 그만큼 더 앞당겨지는 거니까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 이렇게 그쪽에 말씀을 드렸는데, 모르겠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앵커]

지금 외신은 거의 싱가포르 쪽으로 가는 쪽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판문점의 가능성은 살아 있다고 보시는 모양이죠?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저는 살아 있다고 보는 이유가 저는 그것을 바라기 때문에, 희망적 사고일는지는 모르겠지만.]

[앵커]

물론 그럴 수 있죠.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저는 판문점에서 하는 게 훨씬 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모르죠, 그런데 싱가포르 같은 데는 역사성이 없지 않습니까?]

[앵커]

그렇죠. 거기 무슨 연관을 찾아야 되는지 잘 모르겠으니까요.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래서 제가 미국 친구들한테 그 얘기를 했습니다.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할 때 내가 킨텍스라고 하는 데 있었다. 3000명의 내·외신이 다 모였는데 싱가포르에 그런 장소는 없는 것으로 안다. 컨벤션센터가 많기는 하지만, 그렇게 킨텍스 같은 데 3000명 넘는 내·외신 기자들 모아놓고… 그렇다고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들러서 한 말씀한다고 본다면 그것이 갖는 역사적 의미라고 하는 건 대단한 것 아니겠느냐, 이런 말씀까지도 드렸죠.]

[앵커]

트럼프가 결국에는 최종 결정을 할 것이다, 그렇게 보신다는 것인데.

한 가지 이 문제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른바 아까 한 80% 된 사람들이 이번 북·미회담에 대해서 우려하고 걱정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우려와 걱정의 핵심이 뭐냐하면, 들어본 바에 따르자면, 트럼프가 대략적인 자신의 정치적 선전을 위해서 예를 들면 중간 선거도 11월에 남아 있고, 정치적 선전 혹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북한과 비핵화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좀 모호하게 해놓더라도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선전할 수 있는 기회만 된다면 사인해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에 그게 아까 말씀하신 우려들 아니겠습니까? 정말 그렇다고 보십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벌써 미국에서는 보니까 국무부, 에너지부 그다음에 국방부 할 것 없이 다 팀이 구성이 돼서 상당히 밀도 있는 분석과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성향을 가질 수도 있죠.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를 우리가 그렇게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우선 협상을 하게 되면 모든 것을 짚고 넘어갈 것은 다 짚고 넘어가고, 그다음에 어떤 문건을 채택하게 되면 그 문건도 아마 북한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깊게 짚고 넘어가고 미국이 손해 보지 않는 그러한 행태를 보일 겁니다.]

[앵커]

그러면 볼턴 보좌관이 갑자기 화학무기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그것까지 다 협상에 넣어야 된다. 그리고 이제 'CVID'가 아니라 'PVID'라고 해서 영구적인 어떤… 이것은 중간에 새로 나온 거였습니다. 이건 폼페이오에 의해서 나온 것이기는 합니다마는 그런 것들은 어떻게 되리라고 보십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글쎄요, 폼페이오 장관이 얘기하는 소위 'permanent'는 'verifiable' 그리고 'irreversible, dismantling'라고 하는 거 항구적인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고 하는 것은 그 말에 어폐가 있습니다. '불가역'과 '항구성'이라고 하는 것은 같은 말이거든요. 그러니까 차라리 'CVID'.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가 더 정확한 표현인데 아마 본인이 어떤 자신의 브랜드를 넣기 위해서 그것을 'CVID'가 아니고 'PVID'로 이렇게 바꾼 것 같은데…]

[앵커]

예를 들면 핵 연구자까지 전부 해외로 보낸다든가 하는 것을 'PVID'라고 얘기한다고 하던데…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거는 'CVID'도 다 들어가 있습니다. 'CVID'에서 'irreversible'. '불가역적 폐기'라고 할 때, '불가역적 폐기'라고 하는 것은 핵무기 제조에 관한 지식을 가진 기술자와 학자들까지 다 포함하고 그들로 하여금 다른 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이런 프로그램까지 포함을 하는 거기 때문에…]

[앵커]

그러면 볼턴이 생화학무기를 들고 나오고, 물론 그것은 한국 입장에서도 생화학무기까지 없앨 수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좋은 것이죠. 그런데 다만 이제 청와대 쪽에서 난감해하는 것은 그거인가 봅니다. 이거 의제 없었는데 갑자기 들고 나오면, 이게 다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좀 곤란해지지 않느냐, 그 상대는 당연히 북한이고 북한은 또 마침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상황은 어떻게 보십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글쎄요, 모든 협상이라는 것이 정말 세계의 협상이 될 텐데 세계의 협상에서는 얼마든지 그런 일이 있을 수는 있겠죠.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에 요구한 건 핵을 폐기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포함해서 탄도미사일을 폐기하고, 세 번째로는 그쪽에서 전에부터 얘기는 해 왔어요. 화생무기도 포함을 항상 시켜왔죠. 그래서 대량살상무기라고 하는 표현을 써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사이버안보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까지 나와 있거든요. '핵미사일'은 전통적인 의제고 '화생무기'는 볼턴 보좌관이 지금 강력하게 밀고 있고. 다행히 '사이버 안보 문제'는 이번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의회 쪽에서는 다시 '인권 문제'를 강하게 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것을 수용을 안 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제 견해로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핵과 미사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량살상무기'인 '화생무기'나 또는 '인권 문제'도 이번에 제기 안 할 수는 없겠죠. 미국의 시민들을 생각하면…]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교수님 말씀을 대략 종합해 보면 미국 내 여러 가지 우려들이, 대략 만나본 인사의 80%가 우려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그렇게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이 상황을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것이고요.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렇습니다.]

[앵커]

또 그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벌어질 모든 상황에 대해서 각 분야별로 미국은 이미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는 하고 있지만 결과는 잘 나올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계속 제기되는 다른 조건들에 대해서는 그것이 협상에서 있을 수 있는,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신경전? 신경전 수준은 아니죠?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신경전'이라기보다는 그거는 미국 사회 또는 미국 정계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면 될 겁니다. 그걸 공식 의제로 지금 북한에 통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요.]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질문드릴 텐데요. 키신저 전 국무장관. 물론 워낙 옛날 인물이기 때문에 키신저가 한 말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는지에 대해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조야에서는 굉장히 신경 쓰는 인물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사람이 문정인 교수께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제가 건네들은 얘기로는 '문 대통령은 너무 트럼프한테 올인하지 마라', 이거 어떤 뜻으로 한 말입니까?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분이 95세시거든요. 그런데 저랑 1시간 담소를 했는데요. 정말 지혜가 넘치는 그런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포린 어페어스'에 제가 쓴 글을 읽어봤노라고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러면서 참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역사적 사건이다. 대단한 일을 해 놨다. 한국 사람들을 존경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한다는 이런 말씀을 하시고 그다음 여러 가지 주제를 다뤘는데, 그중에 아주 흥미로운 대목은 아까 우리 손 앵커님께서 말씀하신, 왜냐하면 제가 이런 질문을 했거든요. 지금 우리 남북 정상회담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북·미회담이 어려워지면 우리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들도 상당히 어려워진다는 얘기를 하니까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이 잘 안 될 수도 있다라고 하는 것을 준비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이런 것을 짤 때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전략을 갖고 그래서 미국과 북한을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어떤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게 상당히 좋다는 그런 말씀을 한 게 인상적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중국 문제를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쓴 글 하고 또 다른 뉴욕타임스 기사들 이렇게 보니까 중국이 지금 포함되지 않은데, 중국은 한반도 옆에 있는 아주 가깝고도 큰 나라다. 그 가깝고도 큰 나라를 배제한다고 하는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종전 선언 과정에서도 그렇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중국이 개입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위해서 훨씬 바람직하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남·북·미·중회담을 얘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겠네요.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아까 말씀하신, 트럼프에 올인할 필요 없이 그러니까 한국의 어떤 독자적 역할을 만들어 나갈 계획 그리고 중국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사실 다 이렇게 얽혀 있는 문제처럼 저는 들리는데, 이 문제를 얘기하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오늘은 거기까지만 듣고 다음에 기회되면 좀 말씀 마저 듣도록 하겠습니다.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 : 그렇게 하겠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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