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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어선마다 한반도기…백령도에 부는 '남북 훈풍'

입력 2018-04-25 21:25 수정 2018-04-2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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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서해 북단의 백령도 주민들은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고향땅을 그리는 실향민들, 넓은 바다를 맘 놓고 다니고 싶다는 어민들. 또 이 땅을 찾은 관광객들 모두 설레기는 마찬가지겠죠.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가 백령도의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

인천에서 여객선을 타고 4~5시간이 걸립니다.

오늘(25일)처럼 안개가 걷힌 날이면 북한 항해도 장산곶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곳에서의 거리가 13.5km밖에 되지 않는데요.

인천보다 북한이 가까운 만큼 이곳 백령도민들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언제나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절경 사이로 군부대에서 들려오는 사격 훈련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변창록/인천 백령면 : 여기서 사격 연습하고 하니까. 듣고 사는 소리가 포 소리니까. 놀라는 거 그런 건 없어요. 그냥 아예 습관이 돼가지고 이제는.]

천안함 피격사건과 두 차례의 연평도 해전 등 서해 5도에서는 북한의 도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때문에 한반도의 화약고라고 불립니다.

섬 곳곳에는 목함 지뢰를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이런 백령도에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가 달라진겁니다.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여객선에서 물밀듯 쏟아져 나옵니다.

[박성룡/전남 해남 문내면 : 전에는 무서워서 연평도 포격 그러고 할 때는 못 오죠. 이번에 절호의 기회다. 그래서 이제 이렇게 왔습니다.]

눈 앞의 북한 땅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박성룡/전남 해남 문내면 : 우리가 바라는 내 옆 마을 같은. 딱 보이는 북녘 하늘, 땅이 그래서 참 좋았습니다. 현재 남북 분위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느꼈어요.]

한때 황해도에 속했던 서해 5도에는 실향민이 많습니다.

이들에게는 남북대화가 또 다른 의미입니다.

[장춘선/인천 백령면 : 북한 땅이 열려있을 때니까 그때는. 6·25때 이렇게 됐지? 우리 고모도 있고, 이북으로 학교 다닐 때 고모사촌도 있고 못 보고 말았어요 다. 소식도 모르고요.]

인천 백령도 용기포에서 출항하는 어선마다 한반도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한반도기 바로 옆에는 서해 5도 어장확장이라는 메시지가 쓰여 있는데, 이는 NLL수역에서 조업을 하고 싶은 백령도 어민들의 숙원을 나타낸 메시지입니다.

배의 조종간 옆에 GPS에는 휴전선이 표시 돼 나오는데, 이 근처로는 배가 다니지 못합니다.

[이근수/백령도 어민 : 군에서도 나오고 북방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 어로 지도하는 군청에서 운영하는 어로 지도선도 같이 나와서 이제 경계를 하는 거예요.]

우리 어선은 이곳에서 더 이상 북쪽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어선은 NLL수역에서 한창 조업 중입니다.

서해 NLL은 수산 자원이 풍부한 황금 어장입니다.

전쟁 위험 때문에 남북 어선이 접근하지 못하는 사이 중국 어선이 수산자원을 훑어가는 것을 구경만 해야했습니다.

[이근수/백령도 어민 : 그 저쪽으로 가서 NLL 없이 평화롭게 이제 조업을 할 수 있다면 그게 진짜 다들 어민들의 소원인데 그걸 못하고 있잖아.]

기대감 한편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천안함이 침몰한 바다가 보이는 곳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사망한 46명의 장병들을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남의락/관광객 : 북한에. 뭐라 그럴까. 기만전술에 속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각도로 좀 생각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언제 교전이 발생할지 마음 졸일 수밖에 없는 이곳 최북단에서는 평화에 대한 기대도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틀 뒤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서해 5도의 평화를 가져올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인턴기자 :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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