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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갑질' 사과했지만…위법 의혹엔 언급 없어 '반쪽 사과문'

입력 2018-04-22 20:20 수정 2018-04-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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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결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로 봉합될 수준을 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 또 이렇게 일이 커진 배경 등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더 짚어보겠습니다. 경제산업부 전다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전 기자, 먼저 오늘 조 회장의 사과문에 대해 대한항공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인 여론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조양호 회장이 말그대로 긴 침묵 끝에 사과문을 내놓았습니다.

핵심은 조현민 전무, 그리고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러났다 최근 슬그머니 복귀한 조현아 사장의 사퇴입니다.

직원들은 한마디로 당연한 조치인데 너무 늦게 나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핵심은 가족중심 경영을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돌리겠다는 내용입니다.

악화된 여론과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 역시 당연한 조치이죠.

다만 벌써부터 의구심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조 회장은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 석태수 한진칼 사장을 임명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직원들은 석태수 사장이 조 회장의 대표적인 '오른팔' 경영인이라며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본인의 심복을 승진시켜 요직에 앉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군요. 이외에도 반쪽짜리 사과문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죠.

[기자]

네. 현재 두 딸 뿐 아니라 조 회장 본인, 그리고 부인 이명희씨 등 모든 가족들과 관련된 의혹들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과문에선 이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직원들과 시민들은 '꼬리 자르기 식'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갑질을 넘어 구체적인 '위법 의혹'으로 번진 상황을 감안하면 사과문이 너무 늦은 데다 내용도 부실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처음 시작은 조현민 전무의 '물컵' 사건입니다. 그 이후 여러 의혹이 제기됐는데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볼까요.

[기자]

네, 대표적인 게 총수 일가의 '무관세 통관' 의혹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들었던 전·현직 직원들의 제보를 종합하면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항공기를 개인 택배처럼 사용했습니다.

명품 의류나 술은 물론 과일, 심지어 일본 현지에서 공수한 초밥까지 실어 보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부피가 큰 물건들은 '항공기 부품'처럼 아예 대한항공이 쓸 물건이라고 신고하고 들여왔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앵커]

여기에 더 심각할 수 있는 문제, 횡령 의혹도 일고 있죠?

[기자]

네.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간부의 직접적인 제보가 있었는데요.

이 전직 간부는 자신이 직접 일주일에 많을 때는 두세 번씩 총수 일가의 개인 물품을 사서 항공기로 실어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 법인카드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횡령인 셈입니다.

[앵커] 

이렇게 본인의 딸에 대해서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사과와 별개로 관계 당국의 조사는 계속되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조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폭행 혐의 수사, 그리고 관세청의 밀반입 혐의 조사입니다.

조사가 이어지면서 관가로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총수 일가가 위법 의혹이 워낙 광범위하게 제기되면서 국토교통부와 세관 등 담당관청에서 과연 이를 몰랐을까, 하는 의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전다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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