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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너가에 유리?…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안' 논란

입력 2018-04-13 09:48 수정 2018-04-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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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함으로써 대주주에게 유리한 합병이 됐다는 의혹이 논란의 핵심이죠. 그런데 최근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며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계열사 합병 방안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방안대로 분할 합병이 이뤄지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에게 유리하다고 지적합니다.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모비스에서 핵심 수익사업인 AS부품과 모듈 부문을 떼어내 글로비스와 합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정몽구 회장과 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모비스 지분 약 7%, 글로비스 지분 약 30%를 갖고 있습니다.

이 합병에서 총수 일가는 분리되는 모비스 두 사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글로비스 가치는 높게 평가돼야 유리합니다.

글로비스 대주주 입장에서는 모비스 사업들을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사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대차는 모비스에서 쪼개지는 사업의 가치가 전체 사업에서 40%를 차지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어제(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실제 가치가 이보다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쪼개지는 사업의 핵심인 AS부품의 경우, 지난 3년간 매출액 증가율이 3% 이상을 유지했는데도 올해만 -2.2%가 될 것이라고 추정해 실제 가치를 축소시켰다는 것입니다.

매출 총이익 증가율도 올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홍순탁/회계사 (참여연대) : AS 부품 사업부만 따져보면 수요가 줄 이유는 없잖아요. 현대차가 이미 시장에서 많이 돌아다니고 있고, 그 회사들에 갑자기 2018년부터는 AS를 받지 말아야겠다고 할 리는 없는데…]

합병 방안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시장보고서들도 나왔습니다.

한 회계법인이 두 회사 평가를 모두 맡았다는 점도 논란입니다.

[김남근/변호사 (민변 부회장) : 변호사법에서도 변호사가 쌍방을 대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해충돌 우려가 있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회피해야 할 내용이라고 보입니다.]

현대차는 "모비스 분할 부분 올해 매출액은 환율 하락 전망 때문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가치를 축소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합병 비율에 대해서도 제3의 기관을 통해 충분히 검토했다는 것입니다.

현대차 분할합병은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됩니다. 

(영상디자인 :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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